4조 투입해 청라~송도 사이 '한국판 라데팡스' 건설…5년 표류한 '인천 루원시티' 개발 재개

입력 2015-03-30 20:49   수정 2015-03-31 03:46

인천시-LH, 2조 손실 반반씩 나눠 부담 합의
100층 이상 초고층 건물 허용…사업성 높여
아파트는 7000가구로 줄이고 행정타운 조성



[ 조성근 기자 ]
총 사업비가 4조원에 육박하는 인천 가정오거리 루원시티 복합개발사업이 5년 만에 정상화된다. 사업주체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인천시가 손실을 분담하는 조건으로 정상화에 합의함에 따라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서울 목동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교통 요지여서 인근 지역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LH·인천시 정상화 합의

LH와 인천시는 30일 ‘루원시티 정상화 추진을 위한 협의’를 맺었다. 최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손실은 양측이 동등하게 분담키로 했다. 향후 기반시설 공사 등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LH가 조달한다. 사업손실을 1조원대로 줄이기 위해 사업성 개선 방안도 마련한다. 실무자 협의체를 구성해 연말까지 손실 최소화 방안의 밑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또 올해 안에 실시계획승인을 받은 다음 내년 상반기 착공하고, 연말 토지 공급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재영 LH 사장은 “내년 7월 인천지하철 2호선이 지구 내에 개통되는 등 교통여건이 좋아지는 데다 수도권 분양시장이 살아나 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며 “인천 서구의 관문인 루원시티가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줄이고 행정타운 조성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개발계획을 대폭 수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이곳을 입지규제 최소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당초 77층으로 예정했던 랜드마크 빌딩은 민간 사업주체가 자율적으로 층수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원하면 100층 이상의 초고층 복합건물을 지을 수도 있다.

또 1만1000여가구로 예정했던 아파트 규모는 7000가구 정도로 줄이기로 했다. 이곳에 살던 원주민들이 정착할 수 있는 아파트 2000여가구와 주상복합 5000여가구를 짓는다. 대신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복합행정타운을 조성할 방침이다. 이곳에는 제2 인천시청사, 인천교육청, 정부 산하기관 등을 유치하기로 했다. 김희수 LH 도시계획처 부장은 “모든 토지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공급한다”며 “건설사들이 일감 확보 경쟁을 펼치고 있어 인기리에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역점사업으로 시작한 루원시티는 인천의 관문인 서구 가정오거리 일대 97만2000㎡에 복합도시를 짓는 사업이다. 처음엔 한국판 라데팡스가 목표였다. 고급 아파트 1만1000여가구, 77층 랜드마크타워, 대형 교통센터, 쇼핑몰 등을 넣어 세계적 수준의 입체 복합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2010년까지 보상과 철거비용으로 1조7000억원을 투입한 뒤 사실상 사업을 중단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영향으로 적자 규모가 최대 2조원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돼서다. 금융이자로 한 달에 80억원, 연간 1000억원 정도를 부담했다.

루원시티의 토지 조성원가는 3.3㎡당 2120만원이다. 인근 청라국제도시(3.3㎡당 407만원), 송도국제도시(3.3㎡당 194만원) 등보다 월등히 높다. 그린벨트나 노후·불량 주택이 밀집한 외곽 지역이 아니라 주택과 상업용 건물이 들어선 시가지여서다. 이곳에는 1만2000가구, 3만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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