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분노 조절 안되는 사회…"냉정함 되찾아야"

입력 2015-04-07 08:59  

요즘 사회는 분노 잉여 사회에 가깝다. 특정한 이슈가 부각되면 많은 이들이 해당 이슈의 속내를 들여다보기보다는 불만을 토로하기에 바쁘다. 아니 불만을 넘어서 분노를 표출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특히 강자가 약자에게 부적절한 방식으로 권위를 세우는 '갑의 횡포'를 만나게 되면 이런 갈등과 분노는 극에 달하게 된다. 혹자들은 이를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미화하기도 한다. 감정의 과잉표출이 지극히 당연하다고 정당화시키면서 말이다.

모바일 환경의 대중화로 누구나 글을 쓰고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게 되면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진위 여부를 떠나 누구나 글을 쓰고 특정인을 비난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갈등과 과잉된 감정들은 쉽게 확산되고 있다.

분노 표출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표출하는 사람에게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받는 대상은 어떠한가. 극심한 스트레스와 모멸감까지 느끼게 된다. 게다가 이런 과정에서 상황의 본질은 의미를 잃는다.

이런 감정의 과잉은 표출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다. 오히려 분노는 더 큰 분노로 귀결되고, 이는 사회 발전을 저해할 수 밖에 없다. 최근 분노의 대상이 됐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백화점 주차장 모녀 등의 사례를 보자. 그들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지만 그들 모두 언론과 여론으로부터 과도한 비난을 받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조 전 부사장 사건의 경우 사회적 파장은 매우 컸다. 하지만 상황이 전개됨에 따라 개인의 사생활이 낱낱이 공개됐고, 네티즌들의 비난이 더해지며 여과 없이 확산됐다. 기본적인 인권도 보호받지 못한 상황에서 앞으로의 삶을 살며 감내하기 힘들 정도의 개인적인 모욕과 질타를 고스란히 받았다.

과연 이런 여론몰이식의 분노 표출이 무엇을 바꿨는가? 또한 이것이 성숙한 사회로의 발전에 도움이 됐을까? 단기적으로 계도의 효과가 있을지는 몰라도, 궁극적으로는 또 다른 피해자만 양산해 낸 꼴이 됐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분노를 표출하게 됐다. 특히 모바일, SNS를 통해 상황도 내용도 제대로 모르며 부지불식간에 단체 처형형식의 분노 표출에 동참하게 된다. 이 같은 형태로 사회적 분노와 갈등이 확산되는 것은 사회적 갈등이 공론화되는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과 시스템이 어우러져 따스함을 보여줘야만 과열된 분노 과잉 사회가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점은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하나만 더 생각하자. 건전한 갈등은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동인(動因)이 되지만 갈등을 넘어 분노로 이어지면 이는 사회의 독(毒)이 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관용으로 분노를 보듬는 관대함은 오히려 또 다른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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