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전망 하향조정] 한은, 외환위기 후 첫 0%대 물가전망…"재정지출 더 늘려라"

입력 2015-04-09 20:48  

기준금리 年 1.75% 동결

원高로 수출 고전…내수 회복이 '열쇠'
금리인하했으니 이젠 정부가 역할해야



[ 김유미/황정수 기자 ]
한국은행이 9일 수정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1%로 작년 성장률(3.3%)보다 더 낮다. 더딘 경기 회복세 탓에 한은은 작년부터 네 차례 연속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야 했다. 심지어 3%대도 아슬아슬하다는 게 한은의 우려다. 경기를 뒷받침했던 정부 재정 여력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세수 부족이 문제

이날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5년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성장률 전망치 인하는 지난달 금리 인하 때 예고됐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3%에 그치며 제자리걸음을 한 데다 올초 소비와 투자 역시 부진했다.

한은은 내수 둔화 원인을 정부의 돈 씀씀이에서 찾았다. 세입 부족액이 지난해 11조원에 달하다 보니 정부의 건설 투자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도 성장, 물가 추세를 감안하면 작년보단 크지 않겠지만 세수 부족이 예상된다”며 “이 점을 전망에 반영했다”고 말했?

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올해 세수 부족액을 약 6조원으로 전제하고 전망치를 짰다”며 “세수가 예상보다 부족하면 성장률이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올해 예산안을 짤 때 명목성장률(물가상승률+경제성장률)을 6.1%로 내다봤지만 이 역시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진단이다. 더딘 경기 회복세에 저유가가 겹치면서다.

◆2분기부터 완만한 회복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9%로 전망했다. 석 달 전 전망치 1.9%에서 큰 폭으로 내린 것이다. 물가상승률이 0%대에 그친다면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0.8%) 이후 처음이다.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 우려를 지우기 더욱 어려워졌다.

성장동력이었던 수출은 원화강세로 어려운 여건에 있다. 한은은 올해 상품수출 증가율을 기존 전망(3.4%)보다 낮은 2.9%로 예상했다. 상품수지 흑자가 사상 처음 10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지만 이는 수입가격 하락 효과다.

한은은 경기 반전의 열쇠를 내수에서 찾았다. 작년 8월과 10월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날 시점인 데다 저유가로 가계의 실질소득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2분기부터는 완만하게나마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성장률은 상반기(2.7%)보다 하반기(3.4%)가 높은 ‘상저하고’로 예상했다.

◆“재정 제 역할 해줘야”

하지만 여기엔 단서가 붙는다. 재정 투입에 큰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정부와 한은은 올해 4%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낙관했다. 하지만 정부가 쓸 돈이 점차 부족해지면서 연말 경기 뒷심은 급격히 떨어졌다.

이 총재는 “경기 회복과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 (정부의) 재정정책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작년 말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8%로 한은과 인식차가 0.7%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정부엔 부담이다.

한 경제연구소장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1.75%로 내린 만큼 이제 정부에 바통을 넘긴다는 의미”라며 “필요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서라도 정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라고 풀이했다.

김유미/황정수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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