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년들, 전쟁의 교훈 올바로 깨닫기를…"

입력 2015-04-24 20:52  

호주 참전용사들 '6·25 가평전투 64주년 기념식' 참석

1만7164명 파병, 340명 전사
한국 경제발전 볼 수 있어 기뻐
"호주군의 희생, 잊지 않을 것"



[ 김대훈 기자 ]
“한국 청년들이 부모 세대와 달리 번영한 국가에서 살고 있음을 잊지 않으면서 6·25전쟁의 역사와 교훈도 올바로 인식했으면 합니다.”

호주 국적의 6·25전쟁 참전용사인 존 로널드 드라이덴(81)은 24일 경기 가평 호주참전비 공원에서 열린 ‘호주·뉴질랜드 6·25 참전 및 가평전투 64주년 기념식’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드라이덴 등 호주 참전용사 5명과 그들의 가족 11명은 국가보훈처 초청으로 지난 20일부터 5박6일간의 일정으로 방한해 서울 도심과 국립서울현충원, 전쟁기념관, 부산 유엔군묘지 등을 둘러본 뒤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드라이덴은 “한국에서 두 번의 겨울을 겪는 동안 마치 시베리아와 같은 바람이 적군이 있는 북쪽에서 불어왔던 게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며 “헐벗은 산, 간간이 있는 초가집이 그동안 한국 하면 떠올랐던 장면”이라고 말했다. 당시 호주 육군 왕실 2연대 소속으로 임彭?전선(캔자스라인)을 지키던 그는 약관(20세)도 되지 않은 10대였다. 위기도 적지 않았다. 1951년 중국이 대공세를 시작하면서 적과 마주쳤다. 중공군에게선 술 냄새가 났다. 총을 쏴 격퇴했지만 바로 옆의 전우는 다리에 총상을 입고 후송됐다.

호주는 6·25전쟁 발발 직후 유엔 참전결의(1950년 6월28일)에 응해 즉각 파병한 20개국의 일원이다. 전쟁 기간에 총 1만7164명을 파병, 이 중 340명이 전사했다.

이날 기념행사가 열린 가평은 호주군을 비롯한 영연방(영국, 뉴질랜드, 캐나다) 연합군이 1951년 4월21일부터 나흘간 중공군의 대공세를 막아낸 곳이다. 역사적 전투의 현장으로 영연방 참전용사들이 자주 찾는다. 당시 로이터 종군기자였던 지갑종 유엔한국참전국협회 회장은 “마침 호주와 뉴질랜드 군은 양국 군이 1차대전에서 연합한 기념일로 한국의 현충일과 비슷한 ‘안작(ANZAC, 4월25일)데이’를 앞두고 가평 일대에서 주둔해 있었다”며 “영연방 연합군이 중공군의 공격을 훌륭히 막아낸 덕택에 서울과 춘천 간 군 보급선이 유지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연대 소속 보병이었다는 브라이언 제임스(83)는 6·25전쟁 후반기 10개월을 소총수로 근무했다. 그는 “며칠 동안 서울 시내를 둘러보면서 한국이 호주보다 낫다고 느꼈다”며 “폐허의 나라를 부강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 그동안 한국인들이 경제발전에 얼마나 힘을 모으고 성실히 노력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어린이 30여명이 아리랑에 맞춰 용사들 앞에서 부채춤 공연을 했다. 한국에서 젊음을 바치고, 60여년이 지난 지금 노구를 이끌고 한국을 찾은 용사들은 마치 친손주를 만난 양 기뻐했다.

윌리엄 패터슨 주한 호주대사는 기념사에서 “한국을 지키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희생하신 모든 분께 존경을 표하며 그분들의 희생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평=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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