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연 0.1% 이자 '핵심성 예금' 유치전 가열

입력 2015-05-03 21:23  

농협銀, 김주하 행장 독려에 잔액증가 1위
국민銀 지자체 금고, 우리銀 월급계좌 유치 총력



[ 박신영 기자 ]
은행들이 이자가 연 0.1% 수준인 ‘핵심성 예금’을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금고 업무나 대기업의 월급계좌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초저금리로 순이자마진(NIM)이 계속 떨어지는 가운데 새로운 수익원 발굴도 힘들어지자 이자 지급 부담이라도 낮추려는 것이다.

◆농협, 저원가성 예금에 눈독

핵심성 예금은 은행들이 만든 용어로 저원가성 예금으로도 불린다. 예금금리가 연 0.1% 수준 이어서 은행으로선 원가 부담이 거의 없다. 저금리 시대에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예금이라는 의미에서 ‘핵심성 예금’이다.

이자 지급 부담이 거의 없는 예금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주요 은행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늘린 핵심성 예금 규모만 11조원이 넘는다.

저금리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수시입출금식 예금으로 몰린 것도 핵심성 예금 잔액이 증가한 요인이다.

핵심성 예금 유치엔 농협은행이 가장 적극적이다. 올 1분기에만 4조8122억원이나 늘었다. 김주하 농협은행장의 특별지시도 한몫했다.

김 행장은 지난 1월부터 두 달 가까이 서울을 비롯한 전국 11개 영업본부를 찾아 핵심성 예금을 적극 유치할 것을 독려했다. 직원과 영업점의 성과 측정 기준인 핵심성과지표(KPI)에 핵심성 예금 확보 항목의 비중을 더 키우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지자체의 제2금고(부금고)를 확보하기 위해 뛰고 있다. 1금고는 농협은행이나 해당 지역의 지방은행이 선점한 만큼 제2금고에서라도 시장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기존 서울시금고와 24개 구청의 구금고 사업을 사수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용산구청 구금고를 신한은행에 뺏기면서 부담이 커졌다. 우리은행은 주요 은행 중 유일하게 저원가성 예금 규모가 지난해 말보다 감소해 더 필사적이다. 최근 대기업 대출 거래를 적극적으로 확대한 데는 핵심성 예금과 같은 부수적인 계좌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과 적금의 금리가 아무리 떨어졌다고 해도 여전히 연 2% 안팎”이라며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보통 연 0.1%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이자비용을 20분의 1 가까이 줄일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지자체 금고 쟁탈전도 가열

은행들의 핵심성 예금 확보를 둘러싼 경쟁이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 순이자마진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려면 이자 지급 부담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제로금리에 가까운 수준임에도 현지 상업은행들이 순이자마진을 3% 이상 유지하고 있는 것은 금융위기 이후 핵심성 예금 확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11~2013년 미국 상업은행의 평균 총수신 대비 핵심성 예금 비중은 75.3%로 국내 은행(29.6%)의 두 배 이상이다. 같은 기간 국내 은행의 조달비용률은 2.65%에 달했다. 미국 상업은행은 0.53%에 머물렀다.

■ 핵심성 예금

은행이 적은 비용(금리)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예금으로 저원가성 예금으로도 불린다. 금리가 연 0.1% 수준에 불과한 보통예금, 가계당좌예금, 별단예금 등 수시입출금식 예금이 해당된다. MMDA는 수시입출이 가능하긴 하나 예금액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므로 핵심성 예금에선 제외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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