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근로자 세후 소득이 OECD 6위라는 놀라운 사실

입력 2015-05-06 20:31  

물가를 감안한 구매력 기준으로 한국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지난해 4만6664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14번째라고 한다. 특히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떼고 근로자가 손에 쥐는 세후 순소득은 4만421달러로 순위가 6위로 껑충 뛴다.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스위스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호주 네덜란드뿐이다. 미국 일본 독일 스웨덴 등 대다수 OECD 국가들이 한국보다 낮다. 한국은 물가가 싼 편이고, 세금·사회보험료(사업주 부담분 포함) 합계도 21.5%로 OECD 평균(36.0%)보다 훨씬 낮기 때문이다.

물론 이 통계는 5인 이상 사업체 정규직 기준이어서 근로자 간 임금격차 등 실상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국내 비정규직 임금은 정규직의 62.2%에 불과하다. 노사정위원회 임금보고서에 따르면 저임금 근로자(중위임금의 3분의 2 이하) 비중은 25.1%로 미국 다음으로 높다. 하지만 근로자 세후 순소득은 어느덧 웬만한 선진국보다 많은 수준이 됐다. 통상임금 확대, 근로시간 단축으로 더 오를 것이다. 지난 5년간 인건비가 50% 이상 올라 노동비용이 일본 수준이 됐다는 GM 측의 불평이 터무니없는 소리가 아니다.

그동안 근로자는 ‘유리알 지갑’이고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왔다. 정치권이 각종 세금감면을 지속적으로 늘려온 배경이다. 그러다 보니 근로자 임금에서 차지하는 소득세 비중이 4.6%로 칠레(0%) 다음으로 낮다. OECD 평균(15.6%)에 비해선 3분의 1에 불과하다. 근로자의 48.0%는 소득세를 한 푼도 안 내도 된다. 세금은 덜 떼고 임금 격차와 하후상박만 강조하다 조세체계가 엉망이 된 결과다.

흔히 복지국가의 모델로 북유럽 선진국들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북유럽 국가 근로자들이 임금에서 떼는 소득세가 한국 근로자의 4~7배에 달한다는 사실은 애써 외면하는 한국 사회다. 정치권의 무상공약은 반기면서 세 부담 늘어나는 것은 기피한다면 이율배반이요 모순이다. 두 차례 세금파동의 결과 앞으로 근로자 증세는 말도 못 꺼낼 나라가 됐다. 포퓰리즘 정치가 국민 의식까지 무너뜨리는 중이다.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