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트업 비정상회담⑤] 위플래닛, '비정상'의 눈으로 '정상' 노린다…북미로 '스텝 바이 스텝'

입력 2015-05-10 10:33  

위플래닛, 라이프 로깅 서비스 '스텝'으로 북미 시장 공략
리투아니아 출신 UX 디자이너, 이용자 관점에서 서비스 개선



스타트업의 성지(聖地)로 꼽히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마다하고 한국으로 눈을 돌린 세계 청년들이 있다.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한국 스타트업에 승부를 걸기 위해서다. 독일에서 온 경영자부터 러시아 국적 개발자까지 각국 인재들은 한국 스타트업의 현주소를 어떻게 볼까. [한경닷컴]이 세계 청년들과 비정상회담을 열고 'K-스타트업'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편집자주]


[ 최유리 기자 ] 손목에 차고 있으면 운동량과 칼로리 소모량, 수면량을 기록해 보여주는 스마트 헬스 밴드가 인기다. 자주 가는 곳의 위치 기록을 담아 진동으로 목적지를 안내하는 신발까지 나온 상황이다. 일상 전체를 기록하는 '라이프 로깅'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해외에선 이미 관련 시장이 열리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위플래닛은 남보다 빨리 라이프 로깅에 눈을 돌렸다. 모바일 시대에는 기록에 대한 개념이 달라질 것이라고 판단, 라이프 로깅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스텝'을 내놨다.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만큼 북미 시장을 목표로 잡았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반응이 어느 곳보다 빠르다는 이유에서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에 위플래닛에겐 외부인의 평가가 절실했다. 한국인 개발자들이 만든 서비스가 서구권에서 통할지 그들의 눈으로 볼 필요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위플래닛의 눈이 된 것은 리투아니아에서 온 사용자 경험(UX) 디자이너 모데스타(사진)였다. 그는 외부인의 시선으로 서비스에 대해 조언을 하던 것에서 더 나아가 위플래닛의 식구로 합류했다. 이제는 한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신규 서비스도 주도하고 있다.

◆ 이용자 기록 담는 스마트폰…웨어러블 기기와 만나 확장성 '업'

위플래닛은 모바일 기기를 하나의 거대한 데이터 저장소로 봤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캘린더, 사진첩 등에 이용자에 대한 기록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워치 등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돼 기록의 확장성도 크다고 판단했다.

"모바일에는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먹었는지 등의 기록이 어떤 형태로든 남아 있습니다. 다만 그 기록들이 제각기 흩어져 있을 뿐이죠. 이 기록을 정리하고 분석한다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013년 스텝의 베타 서비스를 내놨지만 이용자 기반을 확대하려면 다른 무기가 필요했다. 기존 개발자들과 다른 관점으로 서비스의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했던 것. 회사 밖에서 조언자 역할을 하던 모데스타가 위플래닛의 구성원이 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개발자가 이용자를 고려해 서비스를 만들어도 실제 반응을 보면 예상과는 다릅니다. 이용자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순간 앱을 끄거나 지우게 되죠. 때문에 앱을 설치하는 것 못지않게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위해 스텝을 어떻게 사용하고 왜 사용해야 하는지 가이드를 보완했죠."

모데스타의 손을 거친 스텝을 통해 해외 이용자를 확보해 나갔다. 전체 이용자의 80%가 해외 이용자인 스텝은 북미와 일본 등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향후 위플래닛의 자산이 될 이용자 기록도 1000만건 이상 쌓였다.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신체 활동에 대한 기록들이 축적되고 있어요. 하루에 커피를 얼마나 마셨는지, 걸은 거리는 얼마나 되는지 등이죠. 이 같은 생체 데이터를 생활 기록과 연결시키면 재미있는 서비스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어떤 장소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커피 섭취량이 달라지고, 어떤 친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칼로리 섭취량이 달라지는 등 생활 패턴을 보다 입체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이죠."

◆ 서비스 조언자에서 기획자로…"기업 간 개방적 커뮤니티 필요"

모데스타는 최근 위플래닛의 신규 서비스인 '땡큐'를 주도하고 있다. 간단한 이미지나 일러스트로 감사의 메세지를 주도 받는 서비스다. 국적에 상관없이 이용자들에게 기록하고 싶은 순간은 무엇일까 고민하던 것이 계기가 됐다.

"일상에서 자주 고마움을 표시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글로 쓰는 메일이나 메세지는 번거롭다는 게 단점이예요.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지만 흘러가는 대화 속에서 금새 사라지고 말아요. 이미지로 감사의 표현을 주고 받으면 편리하고 기록으로도 남길 수 있습니다."

UX 디자이너인 그가 신규 서비스를 이끄는 것은 주도적으로 일하는 위플래닛의 문화를 닮아있다. 위플래닛에서는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추진하고, 약속된 일만 마치면 근무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유연성을 더하고 있지만 스타트업간 소통의 문을 열 필요가 있다고 모데스타는 지적했다. 개방적인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미국 실리콘밸리나 유럽에서는 스타트업들의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습니다. 저녁 시간에 모여 아는 것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것이 일반적인 문화죠. 한창 구글 글래스가 화두로 떠올랐을 때는 성공 가능성을 두고 논쟁이 활발했습니다. 두서없는 발표와 질문이 오가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합니다. 구글 글래스가 성공한다면 이를 위한 서비스는 무엇일까 고민하는거죠. 한국도 좀 더 개방적으로 아이디어를 공유한다면 창의성을 더하게 될 겁니다."

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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