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에서 무슨 반도체 만들까

입력 2015-05-12 08:21   수정 2015-05-13 17:05

(남윤선 산업부 기자) 삼성전자는 지난 7일 평택에서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 기공식을 가졌습니다. 1기라인에만 15조6000억원을 투자합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여기서 어떤 반도체를 만들까”입니다. 삼성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시장 일각에서는 올 초 D램 설이 돌기도 했습니다. 낸드플래시는 현재 중국 시안에서 3차원(3D) 낸드를 만들고 있어, 증설을 하더라도 중국에 할 것이란 전망이었습니다. 또 D램을 증설해 연간 D램에서 5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벌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을 가져오자는 내부 의견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DS(부품)부문 최고위층에서는 평택에서 낸드를 만드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으로 3D 낸드 시장이 커질텐데, 시안 공장의 수율(전체 생산량 중 출고 가능한 비율)이 한국 만큼 좋지 않아서라고 합니다. 기술적으로 만들기 어려운 3D낸드를 높은 수율로 만들려면 중국보다 한국이 낫다는 얘기입니다. 또 D램을 할 경우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이 위축될 수 있는데, 이를 최근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중국이 삼킬 경우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고 합니다.

시장 전문가들도 D램보단 낸드를 먼저 증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D램 시장은 줄어드는 반면, 낸드는 커지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2016년 부터 3년동안 D램 시장이 지금보다 14.9%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PC 시장이 줄어들고, 모바일 시장의 성장세도 정체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낸드는 데이터센터에서 쓰이는 서버용 시장이 커지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D램은 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4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올리며 시장을 나눠먹고 있다”며 “굳이 삼성이 대대적인 증설을 통해 ‘치킨게임’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습니다.

시스템반도체는 현재 기흥 17라인 2기를 AP용으로 짓고 있는데다, 필요할 경우 생산을 위탁할 수 있는 글로벌파운드리 등 ‘우군’들도 있어 평택 1기에서 생산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파운드리(수탁 생산)는 기본적으로 수주사업인지라, 수주를 못 받으면 공장을 놀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기 전에는 라인 증설은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물론 1기라인 이후로는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자는 이에 대해 삼성그룹 최고위 관계자를 만나 의견을 물었습니다. 그는 원론적이면서도 솔직한 답을 내놨습니다. “올해 하반기 시장도 예측하기 어려운데 평택공장이 완공되는 2017년 상황을 어떻게 아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우리도 시장조사업체들도 예상을 하지만, 막상 지금 2년 전 자료를 뒤져보면 틀린게 많다”고 말했습니다. 반도체 시장의 업황이 생각보다 복잡하게 돌아간다는 얘기지요.

마지막으로 그는 “D램이든 낸드든 팹(공장) 설계는 크게 다르지 않아 일단 공장부터 지어도 된다”며 “정말 끝까지 고민하?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단 최근 나오는 ‘아이템 ~~로 확정’ 기사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inklings@hankyung.com(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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