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 한경 단독 인터뷰] 이리나 보코바 "창의성은 세상을 바꾸는 태도…미래 창조경제 이끌 인재 육성해야"

입력 2015-05-17 20:38  

세계교육포럼 연계 '글로벌 인재포럼 10년' 기념 국제심포지엄 개최
18일 오후 1시30분 인천 송도컨벤시아

인천 '세계교육포럼' 참석하는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과감한 교육투자로 고도성장 이룬 한국은 '개도국 롤모델'
유네스코도 삼성 등과 협력해 베트남 등 돕고 있어
인천포럼 향후 15년 교육 목표에 대한 구체적 합의 제시



[ 정태웅 기자 ] “한국은 교육에 대한 투자를 우선시하는 데 세계 챔피언입니다. 앞으로도 혁신과 창의성, 국제 협력을 통해 세계 교육 발전에 기여해야 합니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은 교육이 평화와 번영을 위한 가장 확실한 토대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국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네스코는 교육부와 함께 19~22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교육을 통한 삶의 변화’라는 슬로건으로 ‘2015 세계교육포럼’을 개최한다.

교육 분야 최대 국제회의인 세계교육포럼은 1990년 태국 좀티엔, 2000년 세네갈 다카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앞으?15년간의 세계 교육 발전 목표를 설정하게 된다.

▷이번 세계교육포럼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이번 포럼은 지속 가능한 발전의 핵심을 교육에 두겠다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행사입니다. 교육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권리이며 평화와 포용, 혁신을 위한 가장 강력한 힘이기 때문이죠. 우리는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교육을 통해 능력을 배양하며, 모든 이가 평생에 걸쳐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교육만이 변화를 이끌어내는 유일한 길입니다.”

▷1990년 태국, 2000년 세네갈 세계교육포럼의 성과와 한계는 무엇인지요.

“‘모두를 위한 교육(EFA·education for all)’을 국제운동으로 정립한 1990년 태국 좀티엔 세계교육포럼과 세부 실행계획을 마련한 2000년 세네갈 다카르 세계교육포럼은 교육 분야에 있었던 가장 중요한 ‘약속(국제사회의 결의)’이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성과에도 모두를 위한 교육과 유엔이 제시한 새천년개발목표(MDGs·millennium development goals)의 교육부문 목표는 아직 달성하지 못했어요. 새로운 과제를 해결하고 소외된 지역까지 보듬기 위해 이번에 우리는 교육 형평성과 양질의 학습에 중점을 두면서 새롭고 미래 지향적인 교육 의제를 마련해야 합니다.”

▷인천 세계교육포럼에서는 무엇을 논의합니까.

“인천 포럼은 다카르 포럼에서 제시한 실행계획과 새천년개발목표의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성과와 부족한 점을 점검할 것입니다. 이어 2015년 이후 교육 목표를 명확히 규정하고 그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낼 예정입니다. 그 결과는 오는 9월 열리는 유엔총회에 넘겨져 ‘포스트(POST) 2015 개발 의제(Post-2015 development agenda)’의 교육부문 목표로 의결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유엔총회에서는 세계 각국과 비정부기구(NGO) 등 파트너들이 새로운 교육목표를 이행하고 기금 조성과 지속적 관찰(모니터링) 등이 이뤄지도록 조직화할 것입니다.”

▷교육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을 개발도상국의 모델로 평가했습니다.

“가난하고 문맹률이 높았던 한국이 부유하고 교육이 잘 이뤄지는 나라로 바뀐 것은 세계인 모두에게 고무적인 이야기죠. 한국은 교육을 통해 경제 성장과 진보를 이루려는 많은 개발도상국에 역할모델(role model)로 우뚝 섰어요. ‘교육열’로 표현되는 한국인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우리 모두에게 사회 자체를 학습 중심 사회로 바꿔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국은 교육에 대한 투자를 우선 순위에 두는 데 챔피언입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에서 교육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한국의 높은 대학 진학률을 통해 확인할 수 있죠. 한국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교육이 가장 필요한 국가를 지원하는 데도 챔피언입니다. 2011년 한국은 유네스코와 함께 아프리카 5개국에 직업교육 및 훈련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베어(BEAR) 프로젝트’를 출범했는데 그 성공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유네스코는 또한 한국의 민간 부문과 몇 가지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게 삼성과 함께 베트남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학습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죠.”

▷세계교육포럼에서 한국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세계교육포럼을 주관하는 한국은 이번에 역사적 행사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는 한국의 성공 스토리를 보여주는 기회예요. 한국은 유엔이 마련 중인 ‘포스트(POST) 2015 개발 의제’와 관련해 교육 분야에서 유네스코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주도하는 ‘글로벌 교육우선구상(GEFI·global education first initiative)’의 주요 축 가운데 하나인 세계시민 교육에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어요. 세계시민교육은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학습자들에게 다양성을 제공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젊은이의 에너지가 모두를 위한 이익이 되도록 하는 등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교육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교육 협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세계시민교육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파트너가 유네스코의 찬조로 서울에 설치된 아시아태평양이해교육원(APCEIU)입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해 9월 유엔 글로벌 교육우선구상(GEFI) 고위급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교육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당시 교육은 세계를 바꾸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며 한국은 교육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적인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어요.”

▷유네스코는 교육과 함께 보건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교육과 보건은 서로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고 발전을 이끌죠. 유네스코를 지원하는 지원국 그룹은 모든 사람을 위한 양질의 교육과 蜘暉戟? 창조적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세계시민을 육성하는 데 필요한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교육과 보건 간 연계를 강화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것이 유네스코와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은행, 세계아동기금(UNICEF) 등이 다카르 포럼에서 출범시킨 프레시(FRESH·focusing resources on effective school health)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에는 현재 각국 정부와 NGO, 교육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마련될 유엔의 ‘지속가능 발전전략’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입니다.”

▷세계 각국은 창조적 인재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창의성은 세상을 바꾸려는 태도예요. 세계는 21세기에 직면한 많은 도전 과제를 해결할 창의적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어요. 유네스코 또한 ‘공평하고 모두를 포괄하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창조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이는 교육을 유네스코의 모든 활동 중심에 두고 있는 이유입니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예술 교육과 기업가 정신에 대한 교육, 유형 및 무형 세계문화유산의 보존,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한 창조산업의 육성, 빈곤의 제거와 사회 통합 가속화 등을 통해 창조적 인재를 육성해야 합니다. 넓은 의미에서 창의성과 문화는 일맥상통하죠. 이 때문에 유네스코는 포스트(POST) 2015 개발 의제의 하나로 문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도 개발의 중심에는 창의성이 있다고 강조하며 문화와 창조경제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저는 인천이 ‘모든 사람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국제사회의 결의를 상징하는 도시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대한민국은 교육이 화해와 평화 구축, 번영을 위한 가장 확실하고 지속 가능한 토대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예요.”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은…

프랑스와 모나코 주재 불가리아 대사 및 유네스코 상주대표부 대사를 거쳐 불가리아 외교부 장관을 지내는 등 30년 이상 국제관계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비정부기구인 유럽정책포럼의 창립자이자 의장으로 유럽 통합 및 인권, 다양성, 문화 간 대화 등에도 관심을 기울여왔다. 모국어인 불가리아어 외에 러시아어, 영어, 프랑스어 등 4개국어에 능통하다. 2009년 유네스코 사무총장 선거에서 총 다섯 번의 투표 끝에 최초의 동유럽 출신이자 여성 사무총장으로 뽑혔다.

△1952년 불가리아 출생 △1976년 모스크바국립대학원 국제관계학 석사 △1989년 미국 메릴랜드대 행정대학원 수료 △1990년 불가리아 사회당 당원 △1996~1997년 불가리아 외교부 장관 △1997년 유럽정책포럼 창립 △1999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수료 △2009년 10월~현재 제10대 유네스코 사무총장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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