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내 인생의 두 원칙

입력 2015-05-31 20:57  

논어의 가르침인 無信不立과 和而不同
신뢰와 화합의 가치 정치인으로서 되새겨

문희상 <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



고전(古典)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특유의 변함없는 진리와 가르침이 있다. 내게 그런 고전은 중학교 때 처음 읽은 ‘논어(論語)’다. 지금도 종종 펼쳐보는 애독서다.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과 결단의 연속이다. 어떤 원칙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결과에 큰 영향을 준다. 선택과 결단은 매우 어렵지만 변함없는 원칙을 하나 세워 놓는다면 의외로 쉬워질 수 있다.

논어는 내게 인생의 두 가지 원칙을 줬다. 첫째는 ‘무신불립(無信不立·신뢰가 없으면 바로 서지 못한다)’이다. 무신불립은 내가 만들어 가는 모든 관계 속에서 깊이 새겨야 할 중요한 원칙이다. 둘째는 ‘화이부동(和而不同·화합하되 무턱대고 어울리진 않는다)’이다. 정치인으로서 백 번 천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원칙이다. 무신불립과 화이부동은 내 인생의 길잡이 역할을 했다. 지금껏 인생의 원칙과 필자가 추구하는 정치를 그대로 말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논어의 ‘안연(顔淵)’ 편을 보면 공자의 제자 자공이 스승에게 정치에 대해 묻는다. 공자는 “정치란 식량과 병사를 충분히 하고, 백성이 믿도록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자공이 그 중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하는지를 묻자 “먼저 병사를 버리고, 다음으로 식량을 버리라”고 했다. 자공이 이유를 묻자 공자는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백성의 믿음 없인 나라가 설 수 없다)’이라 했다. 백성이 믿지 않으면 경제고, 안보고 무슨 소용이냐는 것이다.

공자는 논어의 ‘자로(子路)’ 편에서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라 했다. 군자는 각자의 의견이 달라도 화합을 이루지만, 소인은 쉽게 동화되면서도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서로 함께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대의명분과 공사 관계를 잘 말해주는 것이다.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정치의 존재 이유와 화합에 힘써야 하는 정치인의 자세에 대해 정곡을 찌르고 있는 것이다.

30여년 넘게 정치인으로 살아온 필자에겐 수없이 많은 선택과 결단의 순간이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선택과 결단의 고민 속에서 살아갈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확고한 원칙이 있기에 선택과 결단의 어려움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문희상 <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moonhs@assembly.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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