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갈 길 먼 서울대 창업교육

입력 2015-06-01 20:33  

오형주 지식사회부 기자 ohj@hankyung.com


[ 오형주 기자 ] “우리가 아직 크게 성공한 기업인은 아니지만 모교 후배들을 돕기 위해 바쁜 와중에 30명 넘게 모였는데, 총장 등 대학 수뇌부가 와서 축사조차 하지 않는 건 좀 의아스럽네요.”

지난달 29일 서울대에서 열린 벤처경영기업가센터의 자문위원단·멘토단 출범식에 참석한 한 벤처기업 대표는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을 비롯해 게임업계 거물인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국내 자산운용업계 1세대로 불리는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 등 업계에서 탄탄한 기반을 마련한 인사들에서부터 최근 모바일 게임 ‘쿠키런’으로 성공을 거둔 김종흔 데브시스터즈 대표 등 벤처·스타트업 창업자들에 이르기까지 3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대 출신의 성공한 벤처업계 인사들이 후배들을 위해 이렇게 뭉친 것은 처음이었다.

그동안 서울대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벤처 창업자를 배출(상장 30년 미만 기업의 26%)했지만 서울대 출신 벤처기업인이 모교에 기여한 적은 별로 없었다고 한다. 이들이 모교에 대한 소속감이나 애정을 느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 서울대 출신 벤처기업 대표는 “서울대를 나와서 KAIST 대학원을 다닌 벤처기업인 중에는 서울대보다 KAIST에 더 큰 소속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서울대는 창업과정에서 아무것도 해준 게 없을뿐더러 ‘괜히 딴짓하지 말라’는 핀잔만 준 반면 KAIST에서는 창업 보육 등 지원을 체계적으로 해줬다는 것이다.

서강대는 유기풍 총장이 직접 동문 벤처기업 대표들을 챙기고 있다. 동문 기업들도 여기에 화답해 학교 내에 창업 보육센터를 설립하고 학교 후배들이 세운 벤처기업에 학교 측과 공동 투자하는 등 산학협력으로 끈끈한 유대감을 다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서울대의 창업 교육은 다른 대학들에 비해 훨씬 뒤처져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해 서울대의 학부생 진로의식 조사 결과 창업을 1순위로 희망한 비율은 2.1%에 불과했다.

“서울대생들이 더 이상 공무원이나 전문직으로 진출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강동석 소프트뱅크벤처스 부사장의 얘기가 귓가에 맴돈다.

오형주 지식사회부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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