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지 않은가

입력 2015-06-09 20:32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너무 빠르다. 한국은행은 시중은행과 농협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이 4월 말 현재 765조원으로 전달보다 10조1000억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3월에도 5조원 가까이 늘었는데, 4월 증가폭은 두 배를 넘는다.

주목할 것은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올 들어 1월엔 1조5400억원 증가로 주춤해지는 듯하더니 2월 3조9000억원, 3월 4조원에 이어 4월 증가액은 무려 8조7000억원이나 된다. 올 들어 대출액이 16조원 넘게 급증한 것이다. 한은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에서 DTI, LTV 등 대출규제가 풀리고, 전셋값 급등 부담에 따른 주택매입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가 금융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안심전환대출 도입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구조를 장기 고정금리 위주로 바꾸는 등 구조조정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고 강조한다. IMF나, S&P 등 세계 신용평가회사들도 한국의 가계수지가 위태로운 수준은 아니라는 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가계 금융자산은 금융부채의 두 배를 넘고, 가계부채는 대부분 소득이 높은 계층에 집중돼 있다.

그렇더라도 가계부채가 빠르게 급증하는 것은 심상치 않다. 더구나 한국은행과 민간 경제연구소 등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한동안 지속?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출금리는 연 3%도 안 된다. 신규 주택대출 평균금리는 3월 연 2.97%에서 4월엔 2.81%로 더 떨어졌다. 사후 구조조정은 신규대출 급증을 막지 못한다. 구조조정 부담만 커져 가계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대출금리 체계를 조정하는 등 사전에 수요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기준금리가 연 1.75%인 한국이 제로금리인 미국보다 가계대출금리가 훨씬 낮다는 것은 도무지 설명이 안 된다. 장기 저리의 정책금융이 은행 대출금리를 압박하며 왜곡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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