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단 한번 스캔들에 무너지는 기업…평판을 관리하라

입력 2015-06-11 21:03  

유리턱

에릭 데젠홀 지음 / 이진원 옮김 / 더난출판 / 264쪽 / 1만4000원



2008년 금융위기가 정점에 다다랐을 때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정부에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워싱턴DC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회사 전용기를 타고 갔다는 게 꼬투리가 돼 논란이 됐다.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수백만명의 직원과 수조달러의 돈을 책임지는 CEO들이 공항에서 줄을 서면 많은 시간이 낭비된다는 비효율성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결국 일반인들에게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였다.

미국 위기관리기업 데젠홀 리소스를 창립해 제너럴일렉트릭(GE)과 엑슨, 프록터&갬블 등 대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한 에릭 데젠홀은 《유리턱》에서 소셜 미디어 시대의 효과적인 위기관리 해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기업이 소셜 미디어 시대에 ‘유리턱’이 된 현상을 다양하게 분석하며 위기관리에 관한 착각, 사과의 종류, 스캔들을 좌우하는 변수, 위기관리에 대응하는 기업의 원칙 등에 대해 설명한다.

컨설팅기업 딜로이트는 최근 연구에서 “평판에 대한 피해는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중대한 전략적 리스크를 의미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이 단단해 보이던 대기업도 평판에 대한 공격 앞에서는 속절없이 무너지기 일쑤다.

2010년 봄, 몇몇 엄마가 페이스북에 팸퍼스의 신형 기저귀 ‘드라이 맥스’의 품질에 대해 불평하는 글을 올렸다. 이후 더 많은 엄마들이 동조하면서 그들의 주장은 공고해졌다. 고객 측 변호사들이 싸움에 가담하면서 집단소송이 시작됐다.

하지만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에서는 기저귀와 발진 사이에 아무 연관성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렇듯 회복력과 혁신으로 유명한 대기업조차도 작정하고 덤비는 몇 사람에게 흔들릴 수 있다. 이럴 때 유리턱을 가진 조직은 자칫 큰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이런 공격을 촉발하는 진원지는 비정부기구(NGO), 미디어, 노동조합, 블로거, 내부 고발자, 정보 유출자, 스토커, 경쟁 기업 등 다양하다. 스캔들로 인한 파국을 가속화하는 변수는 익명성이다. 모니터 뒤에 숨으면 싸우기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2010년 2월, 사우스웨스트항공이 독립영화 감독 케빈 스미스의 비행기 탑승을 막았다. 승객에게 안전상 위험을 줄 정도로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는 이유에서였다.

스미스는 본인이 겪은 일을 트위터에 무차별적으로 게재했다. 그가 올린 200개의 트윗 중 다수를 주요 언론사들이 인용해 보도했다. 사우스웨스트는 솔직하게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했으며,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기존 정책을 재차 설명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모든 사람이 회사의 설명에 공감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대응은 호평을 받았다.

중요한 점은 최소한의 손해로 스캔들을 극복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심리학, 상상력, 임기응변, 자금력 등 온갖 종류의 전술이 필요하다. 저자는 “한방 크게 얻어맞았더라도 완전히 망가지지 않으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며 “오히려 이런 치명적인 공포를 경험해보지 못하면 자만에 빠지기 쉽고, 한 번의 스캔들로도 회사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경태 < 한국CEO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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