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패 혐의' 저우융캉에 무기징역 선고

입력 2015-06-12 00:58  

최고 지도부 처벌 첫 사례…저우융캉 "판결 존중, 항소 않겠다"

1억2977만위안 뇌물 받아
장쩌민 등 국가 원로 개입…부패척결 '속도 조절' 나설듯



[ 베이징=김동윤 기자 ] 부패 혐의로 기소된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국 공산당 중앙 정법위원회 서기 겸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이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중국 공산당 창립 이후 정치국 상무위원이 부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우 전 서기에 대한 사법처리가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부패척결 개혁이 속도조절 국면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고 지도부 처벌 않는다’ 불문율 깨져

1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톈진시 제1중급인민법원은 저우 전 서기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톈진시 법원은 저우 전 서기의 세 가지 주요 혐의 가운데 뇌물수수죄에 대해서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직권남용죄와 국가기밀 고의누설죄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7년형과 4년형을 적용한 뒤 최종적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판결이 내려진 직후 저우 전 서기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항소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피고인이 1심 재판 결과에 승복해 항소하지 않으면 형은 확정된다.

중국 법원은 저우 전 서기 일가가 받아 챙긴 뇌물액수가 1억2977만2113위안(약 232억3000만원)으로 확인됐다고 밝히면서 국가 경제에 14억8600만위안의 손실을 끼쳤다고 판시했다. 또 그의 국가기밀 고의누설죄에 대해서는 “기밀문건을 봐서는 안 되는 측근에게 6건의 기밀문건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저우 전 서기의 뇌물수수액이 매우 크고 직권남용, 기밀 누설 등의 혐의가 중하지만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 등을 참작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저우 전 서기는 후진타오(胡錦濤) 정부 시절 공안·사법·정보 분야를 총괄하는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직을 맡으면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 하지만 시진핑 정부 출범 전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와 함께 시 주석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정변을 모의하다 실패했다. 따라서 저우 전 서기에 대한 사법처리는 외견상으로는 부패척결이란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정적 숙청의 일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패척결 속도 조절 나서나

저우 전 서기에 대한 사법처리가 일단락됨에 따라 부패척결 개혁 강도도 다소 약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부패척결 개혁을 총괄하는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는 이달 초 홈페이지에 “부패척결 개혁을 추진하면서 수많은 공산당 간부를 처벌했다”며 “이?공산당 조직의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줬다”고 밝혔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앙기율위가 이같이 언급한 것은 부패척결 개혁의 속도 조절에 나설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SCMP는 또 “지난 4, 5월 두 달간 부패 혐의로 낙마한 고위급 인사는 두 명밖에 없었다”며 “작년에 매월 세 명꼴로 고위급 인사들이 낙마했던 것에 비춰보면 강도가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중화권 잡지 밍징은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과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 부주석 등 원로들의 개입으로 고위급 인사를 대상으로 한 부패척결 개혁을 멈추고 상무위원급 간부 가족에 대한 조사도 중단했다고 전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