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필드 위에 예술을 입히다

입력 2015-06-15 07:00  

한국서 미술전 여는 '프랑스 팝아티스트' 장 샤를 드 카스텔바자크

패션그룹 형지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쟉
팝아트 문양 그대로 옮긴 '아트컬렉션' 출시



[ 김선주 기자 ]
장 샤를 드 카스텔바자크의 이력을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다. 그는 1978년 자신의 이름을 따 내놓은 장샤를드까스텔바쟉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든 프랑스의 국민 디자이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제복부터 팝스타 마돈나, 비욘세, 케이티 페리의 무대 의상까지 만들며 패션의 영역을 확장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를 위해 개구리 인형을 이어 붙여 만든 의상은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모았다.

그는 또 팝아트의 거장인 앤디 워홀, 키스 해링, 장 미셸 바스키아와 긴밀하게 협업한 팝아티스트다. 팝아트란 1960년대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일어난 미술의 한 경향으로 만화 TV 등 다양한 매체에 노출된 상업용 이미지를 주제로 한 예술을 말한다. 프랑스 정부가 그에게 최고 훈장인 레지옹도뇌르를 준 것도 수십년에 걸쳐 팝아트와 패션을 접목한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서였다.

디자이너이자 현대미술가인 카스텔바자크를 최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네모갤러리에서 만났다. “한국에 처음 방문한 게 벌써 25년 전입니다. 한국은 제게 코리아(Korea)가 아니라 코리암(Koreame)입니다. ‘암(ame)’이란 프랑스어로 ‘영혼’이란 뜻이에요. 워낙 자주 찾는 국가라 이제 제 영혼의 일정 부분은 한국인 같아요. ‘전생에 신라 사람이 아니었을까’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자신의 팝아트 작품을 전시할 최초의 아시아 국가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다. 그는 26일까지 네모갤러리에서 패션그룹형지, 프랑스문화원 후원으로 전시회 ‘내일의 그림자(Shades of Tomorrow)’를 연다.

팝아트와 명품을 접목한 선구자로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건네고 싶은 조언이 있는지 물어봤다. “모두를 즐겁게 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누구나 보편적으로 좋아할 것만 갖고 작업하지 말란 뜻입니다. 패션 잡지만 보면서 디자인하지 말고 문학, 역사, 미술,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감을 받아야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어요.”

패션그룹형지가 국내 판권을 갖고 있는 까스텔바쟉은 지난 3월 ‘필드 위에 예술을 입힌다’는 주제로 팝아트 감성을 담은 독특한 골프웨어를 잇따라 선보였다. 최근 전국 점포 하루 매출이 1억원을 돌파하는 등 골프복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에는 팝아트 문양을 전면에 내세운 ‘아트 컬렉션’도 출시했다.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는 게 굉장히 자랑스럽습니다. 파트너인 패션그룹형지가 역동적인 기업이라서 가능한 일이었어요. 한국 시장【?앞으로 더 크게 성공하리라 믿습니다.”

그는 까스텔바쟉 골프웨어를 예로 들며 패션과 예술이 유기적인 연결체란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제게 패션과 예술은 따로 떨어진 게 아닙니다. 키스 해링이 내 옷에 그림을 그렸고, 내가 키스 해링의 초상화를 그렸던 것처럼요. 패션은 우아함, 아름다움, 편안함이란 질문에 대한 일종의 대답입니다. 까스텔바쟉 골프웨어는 골프복에 필요한 기능적인 부분을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표현할지에 대한 제 대답이었고요.”


반대로 그림은 관람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려고 그린다는 설명이다. “커다란 배를 그린 그림이 몇 점 있습니다. 한국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지난해 한국에서 배가 가라앉아 많은 사람이 숨졌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두 명의 아들, 한 명의 손자를 둔 아버지이자 할아버지입니다. 마치 내 아이들이 그 배에 탔던 것처럼 뼈저리게 느껴졌고, 제 영혼을 울렸던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대형 선박을 그린 그림에 ‘솔(soul)’이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패션으로만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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