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SH공사 사장 "맞춤형 주거복지체계 구축…공공디벨로퍼 역할도 할 것"

입력 2015-06-26 07:00  

Cover Story - SH공사

인터뷰 / 변창흠 SH공사 사장

시민 행복, 현장에 답이 있다
고위 간부, 주거복지단 발령…입주민 복지 향상에 온힘
시민 친화적 사명 변경 추진도

도시 재생에 역량 집중
난항 겪는 재개발·재건축에 공공기관 전문성 더할 것



[ 이해성 기자 ]
SH공사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변창흠 사장은 학자 출신이다. 하지만 추진력과 뚝심은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 정치인, 행정 관료를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도시계획학 석사·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을 지내다 지난해 11월 SH공사 사장으로 부임했다. 취임 후 그가 각별히 신경쓰는 분야는 주거급여, 임대주택 관리, 주거상담, 주택개량, 도시재생 등 주거복지다. 주로 2~3급 직원이 맡던 주거복지단장에 1급 처장급을 내려보냈다. 주거복지가 SH공사가 나아가야 할 길임을 대내외적으로 명확히 밝힌 것이다. 변 사장을 서울 개포동 SH공사에서 만났다.

▷현장을 중시한다고 들었습니다.

“주로 정책을 제안만 하던 입장에서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게 됐습니다. 속된 말로 ‘그렇게 잘 알면 네가 한번 해봐라’란 모양새로 온 건데,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할 수는 없잖습니까. ‘거기도 안 가봤나’라는 뒷담화 안 들으려고 발품 많이 팝니다. 제가 가는 방향이 틀리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쉬지 않고 일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크게 틀린 것 같지는 않네요. 다만 이렇게 일하다가는 집에서 쫓겨날 것 같습니다(웃음).”

▷주거복지상담사들의 활동이 인상 깊었습니다. 인력이 부족할 것 같습니다.

“눈물 나죠. 몸이 불편한 분들 돕겠다고 그렇게 노력하는데 욕 먹고 이런저런 험한 꼴 당하고…. 화분도 머리에 떨어뜨리고 흉기로 위협도 당한다고 해요. 어쩌겠습니까. 그분들이 그렇게 외로운데 우리 회사가 돌봐야지요. 회사의 역량을 주거복지 분야에 상당 부분 쏟고 있습니다. 본사 고위직 등 임직원을 4개 주거복지단(11개 주거복지센터)에 여럿 보낸 것도 복지의 최전선에서 야전사령관 역할을 하라는 뜻입니다. 단순히 잘하겠다는 차원을 넘어 임대주택을 기반으로 맞춤형 주거복지체계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앞으로는 복지단에서 자체적으로 일정 부분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재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겁니다. 전 직원에게 주거복지에 대한 전문성을 쌓으라고 독려하고 있어요. 주거복지에 대한 임무를 잘 표현할 수 있게 사명을 변경하는 용역도 발주했습니다.”

▷SH공사가 이런 일을 하는 것을 시민들이 잘 모릅니다.

“그렇죠. 대부분 임대주택을 짓고 단순히 관리하는 줄 압니다. 주거복지 업무는 더 확대해야 합니다. 임대료 체납자를 임대주택에서 퇴거시켜서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준다고 해봅시다. 지급한 월급 중에서 임대료를 받으면 체납 방지와 일자리 창출이 동시에 이뤄집니다. 또 합동결혼식도 열고 도서관도 지어줍니다. 이런 사회봉사 프로그램이 40개 가까이 됩니다. 관리를 넘어 공동체 삶을 보듬는 역할을 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인사가 파격적이란 얘기가 많습니다.

“확실히 1급이 주거복지단에 내려가니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분들이 구청장, CEO, 구·시의원들을 직접 만나 스스로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데 놀랐습니다. 예전에 2·3급 직원들은 그렇게까지 하진 못했어요. 복지단에 발령나면 시쳇말로 ‘물먹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핵심 인력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걸 직원들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또 일부 처장급 고위직을 개방형으로 전환해 외부 인력을 영입한 것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맞춤형 주거복지를 정착시키기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입니까.

“맞춤형 주거급여 제도가 7월부터 시행되는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우리 공사에 권한을 이양해주는 게 필요합니다. 주거급여는 임대료 보조정책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임대주택을 줄지, 임대료 보조를 할지 결정하는 건데 어떤 기관이 제일 잘하겠습니까. 바로 우리 공사입니다. 주거급여 중 현금이 아닌 현물 지원이 있는데 이것은 주택 개량을 의미합니다. 이 역시 SH공사가 오랫동안 관련 노하우를 쌓은 분야입니다.”

▷공공디벨로퍼의 정확한 개념은 무엇인가요.

“사실 이것도 상당히 실험적인 화두입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공공이 역할을 줄이고 민간이 맡는 게 대세입니다. 하지만 공공이 빠지는 경우 오히려 작동이 되지 않는 부분도 많아요. 특히 조합방식 재개발·재건축은 오도 가도 못하게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런 데는 공공이 적극 개입해야 합니다. 그 역할을 SH공사가 맡겠다는 겁니다. 수익성과 공익성을 조화하는 차원입니다. 도시재생 리츠에 공사가 20% 정도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민간 펀드나 연기금 등을 동원하면 오래갈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물론 아직은 우리 공사 역량이 많이 부족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를 적극 채용하고 있습니다.”

▷서울 창동·상계재생계획 등은 아파트 밀집도 등을 볼 때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 아닙니까.

“철도차량기지 이전 등이 전제돼야 하는데 2019년께나 사업이 본격화될 겁니다. 전시행정이라는 일부 지적이 있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해야 합니다. 서울 북부지역은 거점이 없습니다. 중부는 도심이고, 동·남부는 테헤란로입니다. 서부가 그동안 미약했는데 마곡지구와 상암지구 등이 들어서면서 중심이 잡혔지요. 북쪽에 있는 분들이 남쪽으로 일하러 내려올 필요없게 확실한 일자리 거점을 만들어야 합니다. 대기업 등 상징성을 갖는 주체의 ‘마중물’ 투자가 절실합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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