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천 장군·이위종 지사 후손 등 특별귀화…"독립운동 할아버지의 소원 이뤘어요"

입력 2015-08-05 18:44  

김현웅 법무, 후손 11명 초청


[ 양병훈 기자 ]
“러시아로 강제 이주한 할아버지의 소원은 자유로운 나라에서 사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저희가 한국 국적을 취득했으니 조금이나마 그 꿈을 이룬 것 같네요.”

일제강점기에 무장 독립운동을 했던 김경천 장군의 손녀 옐레나씨(54)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김 장군은 평생을 독립운동에 헌신했으며 만주와 연해주에서는 ‘백마 탄 김 장군’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옐레나씨를 포함해 독립운동가 후손 11명이 5일 서울 후암동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김현웅 법무부 장관을 만났다.

김 장군의 후손 7명, ‘헤이그 특사’로 유명한 이위종 지사의 후손 3명, 독립지사들을 위해 무료 변론한 이인 초대 법무부 장관의 후손 1명 등이다. 법무부는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이들을 초청해 선조의 희생을 되새겼다. 오는 12일 국적증서 수여식을 열고 이들에게 특별귀화증을 줄 예정이다.

옐레나씨는 “할아버지는 군인정신을 유독 강조하셨다”며 “나폴레옹 전기를 읽고 군인이 되기로 하셨다는 말씀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옐레나씨의 동생 갈리나씨(52)도 이 자리에 참석해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민족에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며 “젊은 세대도 과거와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 초대 장관의 손자 이준 씨(50)는 “어릴 때는 막연하게 할아버지가 큰 인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커가면서 ‘나라가 없어졌을 때 얼마나 용감하게 싸우고 고생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할아버지가 저희를 지켜주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국적 취득자 중 최고령인 이위종 지사의 외손녀 류드밀라씨(79)는 이날 행사장에서 안중근 의사와 함께 ‘동의회’ 활동을 한 할아버지의 사진을 발견하자 “집에 걸려 있는 것”이라며 반가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역사학 박사인 이 지사의 외증손녀 율리아씨(46)는 “자랑스러운 선조가 계시기 때문에 한국 역사를 이해하고 배우는 것이 사명이라고 생각했다”며 “사람들에게 역사를 알리는 것이 바른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2006년 이후 매년 독립유공자의 후손을 찾아 지금까지 932명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했다. 김 장관은 “순국선열의 공적에 믿음의 법치로 보답하겠다”며 “생계비·교육비 지원, 장학금 전달 등 각종 지원책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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