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침략 기점(起點)이 만주사변이라는 아베 사관(史觀)의 문제

입력 2015-08-07 18:04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개인적 자문기관인 ‘21세기구상간담회’가 엊그제 내놓은 보고서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 보고서가 1931년 만주사변 이후에 일어난 상황만을 침략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1894년 청일전쟁이나 1904년 러일전쟁 등 일본이 한반도를 식민지화하기 위해 벌였던 온갖 침략에 대해선 일절 언급이 없다. 보고서는 오히려 러일전쟁에서 승리해 많은 식민지에 용기를 줬다고 주장했다. 물론 1910년 강제적 병합에 의한 국권피탈에 대해서도 다루지 않았다. 1930년부터 식민지 지배를 더 가혹하게 했다는 사실만 언급했을 뿐이다. 한일병합을 강제 침략으로 보지 않고 합법적 일체화로 보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일본 언론들조차 이 점에 대해 의아해하는 정도다.

한마디로 우려스럽다. 보고서가 과거 역사의 반성과 주변 피해국들에 대한 사과를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어서가 아니다. 결국 아베 총리의 입맛에 맞춘 다분히 의도된 보고서라고 볼 수밖에 없다. 아베 총리는 이를 기반으로 15일을 전후해 ‘아베 담화’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아직까지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역사 서술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변국에 불편을 주면서까지 이런 담화를 굳이 하려 드는 저의를 묻고 싶다.

물론 한국도 걱정스런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1인당 GDP 3만달러를 바라보는 국가가 일본에 각종 물적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에 대응하는 행동이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한·일 양국의 갈등관계는 앞으로도 상당히 오래갈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갈등을 넘어 선린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기 위해서라도 서로를 보는 관점이 유아적 수준에 머물러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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