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기로에 선 코스피, 유가 향배 주목…반전 트리거될까

입력 2015-08-11 11:32  

[ 권민경 기자 ]

국내 증시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줄 트리거(방아쇠)로 '유가'가 떠올랐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까지 부정적 요인이 산재한 상황에서 유가 향배에 따라 증시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유가는 달러화 강세로 상품 가격이 급락한 상황에서도 저점을 지키고 있는 대표적인 위험자산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반등할 경우 글로벌 투자심리가 살아나겠지만, 추가 하락할 때에는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09달러(2.48%) 급등한 배럴당 44.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가 다른 통화에 비해 약세를 보인데다 공급과잉 우려가 다소 완화된 데 따른 것이다.

유가 급등에 힘입어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도 일제히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39%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28%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가 국내 증시를 포함해 글로벌 증시가 유가 향배에 예민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

유가는 원자재 가격 급락과 신흥국 통화 가치 약세 속에서도 올해 3월 찍은 저점을 키지고 있는 대표적인 위험자산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유가 흐름을 점검할 때 가장 주목해야 할 건 공급과잉 이슈. 셰일혁명에 따른 미국 원유 생산 증가와 이란 핵 협상 타결 등 공급 측면이 부각된 것과 달리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 부진으로 수요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원유 과잉생산은 하루 112만 배럴로 추정된다. 올해도 미국과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중심으로 원유 생산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현재 과잉공급은 하루 150만~2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급확대 이슈로 두바이유(48.61달러)는 연중 저점을 이탈했고 WTI(43.87달러)는 저점에 바짝 다가섰다"며 "유일하게 연중 저점을 지키고 있는 WTI마저 무너질 경우 투자심리 회복은 요원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최근 미국 원유 재고가 2주 연속 400만 배럴 이상 감소하면서 올해 3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앉았다는데 주목했다.

미국 셰일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이 50달러대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리그 카운트'(셰일 유정의 시추공 수) 증가세도 지속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OPEC 주요국의 원유 생산량 증가 속도도 둔화하고 있다. 올 들어 급증세를 보였던 OPEC 상위 3개국(사우디, 이라크, UAE)의 산유량은 지난 달 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는 "유가 치킨게임을 주도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재정부담으로 270억 달러(한화 31조4874억원)의 채권을 발행키로 했다"며 "40달러대 초반 수준 유가로는 사우디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시사하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추가적인 공급 확대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유가의 급락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달러화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고, 유가도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향후 국제유가는 변동성을 줄이고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대형주 측면에서도 유가는 중요한 가늠자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호실적을 기록한 에너지, 화학 업종이 유가 하락에 크게 흔들리면서 실적 모멘텀이 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 연구원은 "실적 측면에서 믿을 만한 업종의 실적 디스카운트(할인)로 인해 시장 전반에서 불안 심리가 가중됐다"며 "유가가 안정을 찾아야만 코스피의 실적 불확실성이 잦아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공급과잉 이슈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한 유가는 30달러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종수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현재 과잉공급 규모는 올해 원유 수요 증가분을 넘어서는 수준"이라며 "원유 수요가 2000년대 중반처럼 빠르게 늘어나지 않는 한 과잉공급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통화 측면에서도 달러화 강세는 유가 약세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며 "미국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달러화 강세 흐름도 계속될 것이어서 유가 반등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민경 한域梁?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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