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 법인세 낮은 영국행 '러시'

입력 2015-08-25 18:53  

미국 몬산토, 경쟁기업 스위스 신젠타 인수 후 본사 영국 이전 추진

영국 법인세 OECD국 최저…2020년 18%로 추가 인하

코카콜라엔터프라이즈 등 미국 3개사 이번 달에 짐싸



[ 박종서 기자 ] 법인세를 아끼기 위해 영국행을 택하는 글로벌 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 영국의 법인세율은 2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4.1%포인트 낮지만 영국 정부는 2020년까지 18%로 더 낮출 계획이다.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글로벌 기업의 발길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영국으로 본사를 옮기려는 움직임은 세계 최고 수준의 법인세율을 감당해야 하는 미국 산업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세계 최고 법인세율 피해 脫미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세계 최대 종자기업인 미국 몬산토가 경쟁업체 스위스 신젠타를 인수하기 위해 460억달러(약 55조원)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몬산토는 신젠타의 매각 결정이 독과점 등을 우려한 규제당국의 반대로 무산되면 30억달러를 물어주겠다는 조건까지 달았다. 몬산토는 2011년부터 신젠타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이번 인수 제안은 올 들어 세 번째다. 인수 희망가격은 지난 4월 최초 제시한 금액보다 4.6% 올랐고, 20억달러눼?손해배상금도 10억달러 늘었다.

몬산토가 신젠타 인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이려는 목적과 함께 법인세를 줄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FT는 “몬산토는 신젠타와 합병하면 본사를 영국으로 옮길 계획”이라며 “고율의 미국 법인세를 피하려는 뜻이 담겼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명목 법인세는 35%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주정부에 내야 하는 세금까지 더하면 39.2%다. 몬산토는 2014회계연도에 158억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38억달러의 세전이익을 냈다. 각종 면세혜택을 받았지만 세금은 11억달러를 냈다. 실효세율이 29%에 이른다.

○오바마 ‘애국심 호소’에도 한계

영국의 명목 법인세율은 20%다. 영국은 2011년 28%였던 법인세를 2011년 26%로 낮췄고, 올해는 20%까지 인하했다. 5월 재집권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020년까지 법인세를 18%까지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법인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영국으로 떠나려는 기업은 몬산토뿐만 아니다. 코카콜라 엔터프라이즈는 이달 5일 스페인 코카콜라 이베리안파트너, 독일 코카콜라 에르프리슝스게이트랭크 등 유럽에서 코카콜라를 유통하는 2개 회사와 합병해 본사를 영국에 두기로 했다. 미국 비료업체 CF인더스트리는 네덜란드 화학기업 OCI의 북미 자산을 80억달러에 사들여 합병하고 영국으로 본사를 이전할 예정이다.

대형 크레인 생산업체인 미국 테렉스도 라이벌회사 핀란드 코네크레인과 합병해 새로운 회사를 영국에 세운다. FT는 “미국 기업의 경우 지난해 15개 이상의 대기업이 세금부담 때문에 영국으로 빠져나갔다”며 “이달만 해도 벌써 3개 회사가 짐을 쌌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세금을 피해 떠나는 자국 기업을 ‘미국 경제의 탈영병’이라고 비판하면서 규제방침을 밝혔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은 기업의 해외 이전을 반대하면서도 세율 인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관련 법안 통과에 부정적이다. 세금을 적게 내려는 기업에 애국심을 가지라고 호소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딕 더빈 민주당 상원의원은 CF인더스트리의 본사 이전 소식에 “미국 납세자의 투자를 받아 성장해놓고 세금은 해외에서 내겠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으나 영국으로 떠나겠다는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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