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말 따로 공시 따로…삼익악기의 헷갈리는 M&A 전략

입력 2015-08-30 18:35  

현장에서

이지수 중소기업부 기자 onething@hankyung.com



[ 이지수 기자 ] 김종섭 삼익악기 회장이 인수합병(M&A) 시장에 이름을 알린 것은 2001년이다. 스페코란 기업을 경영하며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인수전에 뛰어든 것. 한국중공업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이후 김 회장은 삼익악기, 독일 자일러와 벡스타인, 스타인웨이 등을 인수하며 회사를 키웠다.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회장은 “작은 회사를 경영하며 수천억원 규모의 한국중공업 인수전에 참여한 것이 이후 경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앞으로 경영에서 M&A가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화장품사업을 위해 프랑스 회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면세점사업을 위해 화장품이 중요하고,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브랜드 가치가 높은 회사를 인수하거나 협력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과감한 M&A로 회사를 키운 그의 말에는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하지만 이 보도가 나간 뒤 삼익악기는 “해외 화장품회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공시를 했다. 이 회사 최대주주이자 회장의 말을 회사 측이 부인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회장이 앞으로의 희망사항을 말한 것 같다”고 했다. 또 “인수보다는 면세점에 프랑스 회사를 입점시키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회사 측의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김 회장이 밝힌 계획이 너무 구체적이었다. 그는 “오는 10월 프랑스 칸에서 ‘세계 면세품 박람회’가 열린다”며 “이때 현지에서 인수 가능성 등을 타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내부적으로 “인수 프로젝트를 담당할 사람까지 결정해 놨다”고 덧붙였다.

삼익악기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프랑스 회사에 통보조차 안 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계획이 공개되는 것 자체가 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본 것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삼익악기가 프랑스 회사를 인수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계약을 하고도 인수대금을 납입하기 전날 깨질 수 있는 것이 M&A이기 때문이다. 또 인수대상이 프랑스 회사가 아니라 국내 회사일 수도 있다. 하지만 회장이 말한 장기 경영전략을 하루 만에 부인하며 투자자들에게 혼선을 주는 행위는 삼익악기 같은 중견기업에 어울리지 않고, 장기적인 시장의 신뢰 확보에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이지수 중소기업부 기자 oneth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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