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SH, 419억 택지 부가세 소송전

입력 2015-09-01 18:59  

서울시 지침대로 했는데…뒤늦게 택지조성 공사비 '세금 폭탄'

국세청 행정소송 잇단 패소하자 공사 발주한 SH공사에 반환소송



[ 홍선표 기자 ]
계룡건설 KCC건설 등 주요 건설업체 48곳이 ‘택지공사 세금 소송전(戰)’ 수렁에 빠져들었다. 서울시의 법 해석에 따라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발주한 택지조성 공사에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았던 건설회사들에 대한 400억원대의 ‘세금 폭탄’이 현실화됐다. 건설사들이 국세청 처분에 불복해 소송에 나섬에 따라 국세청과 건설사, SH공사와 건설사 사이에 30여건의 소송이 빚어지고 있다.

◆건설사·국세청·SH공사 소송 3파전

서울지방국세청은 2013년 하반기, SH공사가 2008년부터 2013년 1분기까지 발주한 국민주택단지 택지조성·조경 공사에 참여한 건설사 48곳과 SH공사에 419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이 중 179억원은 세금 납부를 미룬 것에 대한 가산세였다. 세금을 부과받은 건설사는 계룡건설 KCC건설 진흥기업 등 중견 건설사가 대부분이며 현대건설 현대袁耽낱?등 일부 대형 건설사도 포함됐다.

건설사들은 서울시 지침에 따라 공사계약을 맺었을 뿐 고의적으로 부가세를 미납한 게 아니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6월까지 18개 건설사가 국세청을 상대로 부가세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지금까지 법원은 국세청 손을 들어주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1심 판결이 나온 네 건의 소송 중 건설사가 일부라도 승소한 것은 한 건에 불과하다. 2008년 SH공사로부터 127억원 규모의 국민임대주택예정지구의 택지·조경공사를 도급받은 현대건설도 종로세무서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으나 지난 7월 기각 판결을 받았다. “현대건설이 제공한 조경공사용역이 부가세가 면제되는 국민주택 건설의 부수용역으로 볼 수 없다”는 게 사법부의 판단이었다.

율림건설이 지난 7월 유일하게 성동세무서를 상대로 낸 부가세처분 취소 소송에서 “해당 건설사가 적법하게 법령을 해석한 결과에 따른 면세라고 믿었을 것”이라는 이유로 가산세 1억6700만원에 대한 취소 판결을 받았다. 사법부는 이 소송에서도 부가세 부과 처분에 대해선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48개 건설사별로 SH공사와 맺은 공사 계약 시기와 내용이 모두 달라 이 같은 판례가 다른 재판에도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건설사들은 공사발주처인 SH공사와의 민사 소송을 통해 이미 추징당한 부가세 납부액을 돌려받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재 SH공사는 건설사들과 68억원(부가세 35억원·가산세 33억원) 규모의 소송 16건을 벌이고 있다. 1심 판결이 끝난 세 건은 모두 건설사들의 부가세 납부액을 SH공사가 부담하고 가산세 납부액은 건설사들이 부담하도록 掃均뎬? SH공사가 항고해 소송은 고등법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SH공사가 법원 판결 없이 기업들에 부가세 납부액을 되돌려주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내부 규정상 배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개별 건설사가 소송을 통해 배상금을 받아낼 수밖에 없어 SH공사와 건설사 간의 소송 건수는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SH공사 법무팀 관계자는 “고등법원의 2심 결과가 나와야 48개 건설사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포괄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침 따랐는데 세금 폭탄이라니”

건설사들이 공사비에 대한 부가세를 납부하지 않은 것은 2008년 시행된 서울시의 면세 조치 때문이었다. 서울시는 2007년 9월 SH공사에 대한 감사를 통해 그동안 부가세 적용 대상이던 전용면적 85㎡ 미만 국민주택단지 택지조성 공사에 대해 세금을 면제토록 했다. 국민주택의 분양가와 건설용역비에 대해 부가세를 면제할 수 있다는 조세특례제한법 106조 1항 4호가 근거였다. 그전까지는 건축 공사비에만 부가세가 면제됐다.

하지만 국세청은 2013년 SH공사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를 진행하며 ‘택지조성공사의 세금면제비율이 잘못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건설사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확대한 국세청은 건설사에 2013년부터 414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SH공사도 5억원의 법인세를 추가로 내야 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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