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행 항공권 구입하자" 몰려
[ 이정선 기자 ] 독일 프랑스 등이 시리아 난민을 대폭 수용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이 급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독일 등에 안착한 난민에게 자극받아 이라크, 나이지리아인들까지 유럽으로 부쩍 몰려들면서 시리아 난민에 집중해 온 유럽의 정책 결정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난민을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발표 등으로 유럽행(行)을 주저하던 시리아인뿐 아니라 인접국의 난민들까지 고국을 탈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라크인 오사마 아메드(27)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떠날 기회가 있을 때 이라크에 머문다는 건 난센스”라며 “지금이야말로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실제 이라크에서는 항공권을 구입하려는 주문이 몰리면서 수도 바그다드에서 터키 이스탄불까지 운항하는 항공편이 종전보다 하루 3편 늘어났다. WSJ는 “이라크에서는 유럽행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귀금속, 노트북을 팔고 있다”며 “일부 이라크 청년들은 유럽으로 들어갈 때 처할 수 있는 각종 위험 상황을 감안해 수영 강습을 받거나 달리기 훈련까지 하고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라크와 나이지리아 등은 각각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보코하람 등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안전성을 크게 위협받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북부지역에 약 80만명이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다. 난민 수가 크게 증가하자 메르켈 총리는 8일 베를린에서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와 기자회견을 하고 난민 위기는 유럽의 단합이라는 정신을 바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까지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는 난민이 85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UNHCR은 올해 말까지 유럽의 난민 위기 대응을 위해 3050만달러(약 360억원)의 긴급자금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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