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경제계도 이번 합의 과정에 성실히 동참했다. 그 이유와 배경을 설명한 공동성명의 대목 또한 매우 시사적이다. “노·사·정이 합의할 수 있는 선이 어디까지인가 명확히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노·사·정 체제로 합의가능한 사안은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장장 1년간의 협상에서 확인된 건 개혁과제를 정리한 정도였다. 아울러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앞으로 정부가 노조와 충분히 협의해 처리한다는 선까지 합의됐다.
저성과자 해고(일반해고)가 그렇고, 취업규칙의 변경기준과 절차가 그랬다. 임금피크제가 포함된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향후 논의도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에 합의했을 뿐이었다. 핵심 쟁점은 모두 노조와 장기간 협의를 거치도록 오히려 대못질을 한 셈이라는 것이 경영계 반응이다. 한국적 ‘노사정위 체제’의 한계만 확인했다는 게 냉정한 현실인식이다.
그런데도 야당은 이런 낮은 수준의 합의안조차도 관성적으로 부정하면서 ‘고용불안 정책’이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야당이 소관 상임위를 장악한 국회에서 개악될 조짐이 보이자 경제 5단체가 근본적인 오류를 지적하며 정면돌파 의지를 밝힌 셈이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노동개혁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경제계의 지적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안 그래도 미봉적, 피상적 합의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토론과제만 나열한 합의문에 그쳤다는 평가다. 노사정위원회 체제에서는 협의도 합의와 다를 바가 없다. 정부와 여당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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