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올해도 노벨물리학상…'기초과학 강국' 또 뽐냈다

입력 2015-10-06 22:31  

가지타 다카아키 도쿄대 교수, 아서 맥도널드와 공동 수상
생리의학 이어 이틀째 노벨상

우주 탄생 비밀 풀 '유령입자'
중성미자 질량 있다 입증
김수봉 서울대 교수와 공동연구



[ 박근태 기자 ] 중성미자(中性微子·neutrino)는 우주 탄생 당시 있었던 기본 입자 중 하나지만 질량이 거의 없고 다른 물질과 반응하지 않아 오랫동안 실체를 알 수 없었다. 과학자들은 중성미자의 이런 특성 때문에 ‘유령입자’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우주를 설명하는 현대물리학 이론인 ‘표준모형’은 중성미자의 질량이 없다는데 기반을 두고 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유령입자로 알려진 중성미자가 질량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 표준모형을 보완해야 한다는 근거를 제시한 일본과 캐나다 과학자 두 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 물리학상 선정위원회는 6일 ‘2015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에 가지타 다카아키(梶田隆章) 일본 도쿄대 교수(56)와 아서 맥도널드 캐나다 퀸즈대 교수(72)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두 과학자가 중성미자가 또 다른 중성미자로 변하는 ‘진동 변환’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해 질량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표준모형은 우주가 137억년 전 대폭발(빅뱅)로 생긴 이래 12가지 기본입자로 구성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우리가 아는 쿼크와 전자를 비롯해 우주에 가득 있는 전자중성미자, 뮤온중성미자, 타우중성미자 등 세 가지 중성미자가 포함된다. 지금도 매초 손톱만한 면적에 1000억개의 중성미자가 지나가지만 다른 입자와 거의 반응하지 않아 검출하기 어렵다. 과학자들은 중성미자가 아주 드물게 물질과 부딪히면 고요한 연못에 돌멩이를 던질 때 나타나는 파문(波紋)처럼 흔적이 생기는데 이 흔적을 탐지해 존재를 확인했다.

가지타 교수는 우주에서 날아온 중성미자가 다른 중성미자로 변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냈다. 그는 1998년 폐광에 지은 슈퍼가미오칸데라는 실험시설에서 우주에서 날아온 뮤온중성미자가 타우중성미자로 바뀌는 현상을 처음 발견했다.

맥도널드 교수는 2001년 서브베리 중성미자 관측시설에서 핵융합이 일어나는 태양에서 날아온 전자중성미자를 관측했다. 맥도널드 교수는 태양에서 날아와 지표면에 닿은 전자중성미자와 지구 반대편에서 지구를 통과해 1만2000㎞를 날아온 중성미자를 비교한 결과 일부가 타우중성미자와 뮤온중성미자로 바뀌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가지타 교수와 함께 연구했던 김수봉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중성미자 질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성미자가 바뀌는 과정에서 나타난 질량차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중성미자가 질량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중성미자는 우주를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입자로 지금까지 네 차례나 노벨상을 받게 했다.

가지타 교수가 이날 노㏏갭?剋瓚?받으면서 일본은 5일 노벨 생리의학상에 이어 이틀 연속 과학 분야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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