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중지란' 미국 공화당…하원의장 유력주자 포기

입력 2015-10-09 19:00  

매카시 원내대표, 당내 강경파 반대에 의장 경선 중도하차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미국의 차기 연방 하원의장으로 유력시됐던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50)가 당내 경선에서 사퇴한다고 8일(현지시간) 전격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유력 주자의 중도 하차로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충격과 혼란에 빠졌고, 하원의장 선출 등의 일정이 늦어지면서 내년 예산안 등 각종 현안 처리 일정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매카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내 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 직전 동료 의원에게 사퇴 의사를 밝히고, 선거 일정을 연기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공화당은 이날 후보를 뽑은 뒤 오는 29일 하원 본회의에서 차기 하원의장으로 정식 선출할 예정이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경선포기 선언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내가 하원의장으로 적임자가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 공화당은 새로운 얼굴을 중심으로 단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원의장은 포기했지만 하원 원내대표직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은 하원의장 당선이 거의 확정적이었던 매카시의 중도 사퇴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언론은 그 배경을 당내 강경파의 압박과 벵가지 특위 실언의 파장 등 두 가지로 해석했다.

당내 강경파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은 그동안 ‘중도 합리주의’ 성향의 매카시가 하원의장으로서 버락 오바마 정부를 상대로 내년 예산안 등의 현안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해왔다. 이들은 경선 바로 전날(7일) 매카시 대신 대니얼 웹스터 의원(플로리다)을 하원의장 후보로 추대하겠다고 밝혔다.

매카시의 이른바 ‘벵가지 특위’ 실언도 스스로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이가 (힐러리) 클린턴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는 벵가지 특위를 꾸렸다. 현재 클린턴의 지지도가 어떤가? 떨어지고 있다. 왜? 믿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며 벵가지 특위의 ‘정치적 의도’를 드러냈다.

공화당이 주도해 구성한 벵가지 특위는 2012년 9월 리비아 무장집단이 리비아 벵가지 소재 미국 영사관을 공격해 대사를 포함, 미국인 네 명이 숨진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설치됐다. 그러나 설치 목적을 둘러싸고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이를 공화당의 원내 리더인 매카시가 ‘자인’한 셈이다.

매카시 발언 후 힐러리 선거캠프는 물론 민주당 지도부 전체가 반격에 나섰고, 공화당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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