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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은 간단하고 쉬워야 한다

입력 2015-10-20 19:06  

<p>[한경닷컴 QOMPASS뉴스=강정구기자]</p>

<p>#1 10월 15일 아침. 김정은(신반포중 2) 학생은 아침부터 분주했다. 오늘은 등교가 아닌 출근을 하는 날이다. '완구 마케터.' 어릴 적부터 마트에 가면 사달라고 조르기만 했던 장난감을 기획·제작하고, 광고·판매하는 일이다. 광고기획자가 꿈인 정은이가 꼭 해보고 싶었던 마케터의 세계. 광고 콘티부터 자막의 위치, 오디오까지 그가 오늘 감당할 일은 쉬운 것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오늘 하루 그의 사수가 되어줄 멘토의 입에선 연신 칭찬이 쏟아진다.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다시 하러 오라는 말까지 들었다.</p>

<p>#2 한국 지사가 생기고 처음 진행하는 직업 체험 멘토링. 해즈브로 코리아 슈퍼마케터 김영철 차장의 이마에 땀이 맺혔다. 그는 한 달 전쯤 한 통의 메일을 받고 사장에게 뜻밖의 보고를 하게 된다. 이서준(신반포중 2) 학생이 자유학기제를 맞아 해즈브로 코리아에서 직업 체험을 하고 싶다는 메일을 직접 보내왔기 때문이다. 처음엔 당돌한 중학교 1학년의 편지에 김 과장도 당황되고 걱정스럽기만 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p>

<p>"기자님, 제가 학교를 줄곧 倂뮈【?다녀서 한국 학생들의 생활을 잘 모르는데, 쟤네들 진짜 중2 맞아요? 무슨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저래요? 방학하면 아르바이트하러 오라고 설득 중이에요!"</p>

<p>15일 오전 10시. 삼성동 해즈브로 본사 대회의실에는 눈에서 레이저가 나올 듯한 신반포중학교 2학년 5명의 아이들이 장난감으로 가득한 회의실 안을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김정은 모둠장을 필두로 이번 직업 체험을 신청한 이서준, 김소은, 최한결, 허성용. 그리고 이날 직업 체험을 코디한 허성용 학생의 어머니 김설아 씨까지 모두 새로운 세계에 들어오기라도 한 양 일일 완구마케터 체험을 즐기는 모습이다.</p>

<p>짐작했겠지만 해즈브로는 회사 이름이다. 회사 이름은 생소하겠지만 이 회사의 제품 브랜드인 '트랜스포머'를 모르는 아이들은 거의 없다. 트랜스포머의 성장 역사와 브랜드 스토리 등에 대한 이야기가 더해지자 학생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트랜스포머 제품을 분석하고 판매 포인트를 분석하는 팀 토론이 진행됐다.</p>

<p>"멘토님, 우리나라에 대형 마트가 몇 개나 있나요?"</p>

<p>"미국 본사에서 제품이 완성되면 각 나라로 어떻게 물건이 배송되나요?</p>

<p>"전 세계 수출국 중에 아시아 분포도가 높은데 이유는 뭔가요?"</p>

<p>"1년 중 완구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는 언제인가요?"</p>

<p>질문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중학교 2학년의 질문이라고 믿기 힘든 질문에 김영철 차장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p>

<p>"다 대답해줄 테니까 한 명씩 질문해요."</p>

<p>김 과장이 학생들의 질문에 차례로 답변하고 나자 광고 제작 아이디어 회의가 쳄滂틈? 아이들은 저마다 광고 콘티와 자막의 위치, 오디오를 구성하면서 연신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p>

<p>"마케터의 길 쉽지 않죠?"</p>

<p>"아니요. 재미있어요.~"</p>

<p>"그럼 한 명씩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표해볼까? 서준이부터 해보자."</p>

<p>지목받은 아이는 영어로 된 본사 광고를 보며 성우처럼 참 열심히도 발표한다.</p>

<p>"트랜스포머, 변신은 간단하고 쉬워야 해! 1초 만에 완전 변신! 갖고 싶지? 지금 마트로 가…."</p>

<p>친구한테 자랑하며 약 올리듯 당장 사고 싶게, 맛깔나게 잘도 표현한다. 아이들이 발표를 마치자 김 과장은 기념 선물을 챙기러 갔다. 그사이 아이들은 직업인 인터뷰 카드를 쓰기 시작했다.</p>

<p>"엄마, 보수 및 만족도는 어느 정도 되나요? 이런 질문 있는데 어떻게 하지? 엄마가 대신 물어봐주면 안 돼?"</p>

<p>성용이는 엄마에게 대신 물어봐달라며 보챈다. 예사롭지 않은 다섯 아이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3시간 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끊임없이 토론하고, 질문하고, 발표하는 아이들의 진정성과 태도에 놀랐기 때문이다.</p>

<p>장난이 아닌 아이들, 기자와 직장인 멘토를 놀라게 만든 다섯 아이들의 일일 직업인 체험은 이렇게 끝났다. 진로 교사의 도움을 받는 대신 자신들이 직접 신청하고 확정되기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메일을 주고받은 아이들 때문에 여러 번 놀랐다. 교사와 동행하지 않은 채 학부모와 모둠별로 체험한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유독 체험처가 많은 서울이지만 시골출신 기자의 눈에 부럽고 낯선 건 사실이었다.</p>

<p><신반포중 5인 인터뷰></p>

<p>직업인 체험에 해즈브로를 선택한 계기는?</p>

<p>이서준 제가 친구들을 설득했어요. 제가 장난감을 워낙 좋아해서 어릴 때부터 꿈이 장난감 회사에서 일하는 거였어요. 메일도 보내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죠. 운이 좋았어요. 한국 지사가 생긴 후 직업 체험을 받아준 게 처음이래요.</p>

<p>오늘 체험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p>

<p>김정은 이렇게 직업인이 되어보는 건 처음이에요. 자유학기제가 생겨서 여러 곳을 방문하며 많은 체험을 했지만 정말 신입 사원처럼 우리한테 일을 시킬 줄은 몰랐어요. 아주 색다르고 놀라운 경험을 했네요. 또 제품 분석을 할 때 필요한 시즌 구상, 수량 체크, 매장 진열, 고른 분배까지 모두 처음 겪는 일이라 생소했어요. 프로처럼 일하고 싶어서 오버를 하긴 했지만 참 좋았어요.</p>

<p>최한결 마트나 완구점에 가서 사기만 하면 되는데 우리 손에 들어올 때까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는구나, 생각했어요.</p>

<p>광고 아이디어 회의 때 소비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나?</p>

<p>이서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소비자와 소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대화하는 것처럼 편하게 얘기했어요. 물론 제 생각이지만.</p>

<p>허성용 짧은 시간에 정확히 정보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판 광고처럼 무리하게 많은 말을 넣는 대신 중요한 단어 몇 가지, 예를 들어 1초 변신(one step changer), 간단하다, 쉽다 정도로만 표현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고 싶었어요.</p>

<p>일일 마케터로 체험했는데 완구 마케터 어떤 것 같나?</p>

<p>김소은 순수한 동심 없이는 힘들 것 같아요. 아침에 사무실 들어오면서 봤는데 아빠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 자리에 앉아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계시더라고요. 처음엔 이해가 안 갔지만 지금은 이해해요. 당연히 그래야 된다고 생각해요.</p>

<p>이서준 제 꿈이 완구 마케터라 여기 왔는데 생각한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꼭 이런 회사에 취직하고 싶어요. 조금 전에 정은이가 얘기했듯 제품을 분석하는 것, 늘 예측해야 한다는 것. 명심할게요.</p>

<p>(이 기사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자유학기제 지원센터의 지원으로 취재 되었습니다.)</p>



강정구 한경닷컴 QOMPASS뉴스 기자 polote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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