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졸릭 前 세계은행 총재 "한·미, 중국문제 충분한 대화·교감 부족"

입력 2015-10-28 18:24  

로버트 졸릭 前 세계은행 총재 단독 인터뷰

남중국해 막히면 한국도 문제
중국이 국제규범 지키는 게 득된다는 사실 깨닫게 해줘야

인공섬이나 사이버 해킹보다 미사일방어시스템 구축 문제가
한국·중국이 풀어야 할 시급한 현안



[ 박수진 기자 ] ‘동남아시아의 화약고’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구축함이 지난 27일 남중국해 난사군도에 중국이 조성한 인공섬 12해리(22.2㎞) 이내로 진입하고 중국이 이에 반발하면서 양측은 무력충돌의 ‘일촉즉발’ 단계까지 갔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여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받고 있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로버트 졸릭 골드만삭스 국제자문그룹 회장(전 세계은행 총재)은 28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헤리티지재단 주최 ‘아시아의 2016년과 그 이후’ 세미나 참석 뒤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이 중국 문제에 교감과 대화가 부족하다”며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 양국이 협력해야 할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졸릭 회장은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과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역임했으며 세계은행 총재를 지냈다. 대외 외교 분야에서 강경 보수파로 분류되는 졸릭 회장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선택’보다 ‘한국과 미국 간 대화’가 먼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졸릭 회장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외교안보담당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 중국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며 “놀랍게도 중국 문제에 대해 한국 당국자들과 미국 정부 간 충분한 대화와 교감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일수록 대화를 해야 하는데 한·미 양측이 서로 의중을 추측할 뿐 공개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졸릭 회장은 “미국은 한국 입장에서 중국을 보고, 한국은 미국 입장에서 중국을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졸릭 회장은 이어 “남중국해 인공섬 문제는 단순히 영유권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공해상에서의 자유로운 항행에 관한 국제규범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도 남중국해(무역로)가 막히면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중국이 국제규범을 지키는 게 장기적으로 중국에도 이득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졸릭 회장은 중국의 사이버 해킹 문제와 관련해 “핵무기 개발처럼 폭발적인 이슈지만 아직 국제사회가 그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국제적인 공조 아래 대처해야 할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개인적으론 인공섬이나 사이버 해킹 문제보다 미사일방어시스템 구축 문제가 한국이 중국과 풀어야 할 더 시급한 현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개발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정당방위 차원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중국에 설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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