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의 보고(寶庫) 아마존…식객(食客) 입과 눈 사로잡다

입력 2015-11-02 07:02  

떠오르는 세계의 美食 수도
페루 리마

태평양과 호수의 싱싱한 해산물
밀림·해발 3900m 고원의 식재료
동·서양 이민자들의 食문화와 결합

센트럴·아스트리드·마이도 등
세계 50대 레스토랑만 3곳




최근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미식 여행지는 어디일까. 어떤 이들에게는 의외의 결과겠지만 답은 페루다. 이미 페루 퀴진(PeruvianCuisine)은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영국의 레스토랑 매거진이 선정한 ‘2015년 세계 최고 레스토랑 50’에는 페루의 ‘센트럴’이 유럽 레스토랑 3곳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14위에는 ‘아스트리드 이 가스통’이, 44위에는 ‘마이도’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리마에서 미식 체험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태평양과 아마존 등에서 얻은 식재료

페루 요리의 약진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세계 최대 식품박람회인 마드리드 퓨전에서는 2006년 페루의 수도 리마를 ‘남미 미식의 수도’라고 발표했고, 2011년 미국 레스토랑연합회는 페루 요리를 ‘최고의 푸드 트렌드’로 꼽았다.

페루 요리가 이처럼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은 풍부한 식자재 덕분이다. 페루는 서쪽의 태평양과 북쪽을 따라 흐르는 아마존, 지역마다 있는 거대한 호수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얻고 있다. 아마존 강을 따라 형성된 거대한 열대우림에서 나오는 진귀한 과일과 아열대 식재료, 안데스산맥의 다양한 기후대에서 생산되는 농·축·수산물은 페루 음식을 한층 다양하고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이런 바탕에 여러 문화가 융합됐다. 페루 고유의 역사에 스페인 이탈리아 아프리카가 더해지고, 중국과 일본의 이민자들이 들어오면서 식문화가 다양해졌다. 페루 음식은 풍부한 식재료와 문화의 교류가 이룬 결과물인 것이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음식세계

이민 문화와 결합한 페루 요리의 전형을 보여주는 레스토랑이 ‘마이도’다. 미국과 일본에서 요리를 공부한 요리사 미쓰하라 쓰마라가 운영하는 곳으로 일본 스타일이 가미된 페루 요리인 ‘닛케이 푸드’를 맛볼 수 있다. 마이도의 요리는 약간 알쏭달쏭하다. ‘어느 나라 음식’이라고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차가운 돌판 위에 질소로 얼린 레몬가루를 뿌린 세비체, 고추냉이 없이 소의 목 힘줄과 메추리알의 노른자를 올린 초밥 등 어디선가 먹어본 듯한 음식이지만 처음 맛보는 요리이기도 하다.

리마의 고급 주택지구인 미라 플로레스에 자리한 ‘센트럴’은 페루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꼽힌다. 페루 전통요리를 재해석해 세계의 요리 스타일을 가미한 독창적인 음식 세계를 선보인다. 메뉴 옆에는 ‘-20M’이라는 글씨가 써 있다. 이는 음식의 재료가 생산된 고도를 말한다. 또 다른 메뉴에는 ‘3900M’이라고 적혀 있다. 센트럴의 요리에는 바닷속 20m부터 해발 3900m의 안데스 고원까지 페루에서 생산되는 모든 식재료가 사용되는 셈이다.

해발 400m의 아마존 지역에서 서식하는 민물고기인 돈세야(Doncella)에 견과류를 곁들여 낸 ‘아마존의 색감(Amazonia Colors)’, 도자기 조각 위에 아보카도와 당근, 캐럽 열매를 놓은 ‘밸리 오브 어 트리(Valley of a Tree)’는 요리가 아니라 예술품 같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페루 요리

“페루는 전 세계에서 식재료가 가장 풍부한 곳입니다. 안데스 고원에서부터 아마존까지 다양하면서도 진귀한 식재료가 가득하죠. 이 재료들을 어떻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리할 것인가, 이것이 페루 요리사들의 가장 큰 고민이죠.” 현지 요리사인 비르힐리오 마르티네스의 이야기다.

페루 요리는 세계로 점점 뻗어나가고 있다. 전 세계에 하루 평균 4개의 페루 레스토랑이 생긴다는 통계도 있다. 리마에는 젊은 요리사들이 많이 활동 중이다. 페루 요리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곳이 퓨전 레스토랑 ‘이반 키시치’다. 헤수스 알바노라는 젊은 요리사가 중국풍을 가미한 현대적인 요리를 선보이는 곳이다. 몸 길이가 3m에 이르는 민물고기 ‘파이체’를 중국식 프라이팬에 볶은 중화풍 요리, 페루 사람들이 즐겨 먹는 ‘쿠이’라는 동물의 내장을 갈아 만든 파테와 껍질구이 등이 입을 황홀하게 한다.

리마 미식여행의 종착역은 시내에 자리한 수르키요 시장이다. 리마의 모든 식자재가 모이는 곳이다. 시장 골목 구석구석마다 산더미처럼 쌓인 온갖 종류의 과일과 채소, 향신료와 생선 등은 이곳이 왜 ‘리마의 부엌’으로도 불리는지 알게 해준다.

이것만은 꼭 !

페루 어디에서도 쉽게 맛볼 수 있는 음식이 세비체다. 가격도 싸 우리 돈 3500~4000원 정도면 먹을 수 있다. 페루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인 세비체는 우리의 회무침과 비슷하다. 신선한 생선회에 레몬과 라임즙을 잔뜩 뿌려 눈물이 날 정도로 강한 신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페루 서민들이 즐기는 음식을 먹고 싶다면 미라 플로레스 지구에 있는 아마즈(Amaz)로 가면 된다. 아마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감자와 맛이 비슷한 카사바, 얇고 넓적한 팜나무순 샐러드, 소고기 볶음요리인 로모 살타도 등 색다른 요리를 경험할 수 있다.

리마=글·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ssoo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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