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20년 만에 소비재사업 복귀…롯데 "호텔 상장 그대로 추진"

입력 2015-11-15 19:56  

'면세점 전쟁'참전 대기업 사업재편 어떻게…

두산, 업황부진 '중후장대 사업' 구조조정 가속
유통·소매업에서 '새 캐시카우' 찾기 돌파구

SK, 23년 공들인 면세점 사업 철수
에너지·통신·반도체로 선택과 집중

롯데 "세계 1위 면세점기업 성장 멈추지 않겠다"



[ 도병욱/송종현/강영연 기자 ] 두산이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에 새로 진입하고, SK와 롯데가 각각 사업권을 하나씩 잃은 것을 계기로 관련 그룹의 사업재편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두산은 기존 중공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소매업·유통 분야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 면세점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하는 SK는 에너지·통신·반도체 등 기존 주력 사업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 20여년 만에 소매·유통 재진입

두산은 이번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데 대해 “(주)두산에서 하고 있는 유통사업을 확장한 것일 뿐 그룹 전체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중공업 중심의 사업구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면세점 진출을 계기로 유통사업을 煞÷岵막?확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은 기존 사업영역에서는 이미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건설·광산장비 제조 계열사인 몽따베르 지분 100%를 매각했고, 최근에는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부문을 통매각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중공업 계열사 일부를 정리하고 있다. 방위산업 계열사인 두산DST 매각도 진행하고 있다. 소형 건설기계장비 제조업체인 밥캣을 인수하면서 현금 사정이 나빠진 데다 건설경기 및 조선경기 악화로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두산건설 등의 실적이 악화돼 내린 결정이다. 두산은 그룹을 중공업 중심으로 재편했지만 업황 부진으로 계열사가 동시에 부진에 빠지자 면세점을 포함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이 전통적으로 ‘유통 DNA’를 보유한 기업이라는 점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두산그룹의 모태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상점인 박승직 상점의 주요 제품은 포목(베와 무명)이었다. 두산은 1952년 동양맥주(OB맥주)를 설립하면서 소비재·식품 분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창업 100주년을 맞은 1996년부터 음료 사업부문 매각을 시작으로 OB맥주, 전분당 사업, 종가집김치 등 식품 및 소비재 관련 사업을 줄줄이 매각했다. 지난해 치킨 패스트푸드업체 KFC를 매각하면서 식품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이승은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은 면세점이라는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을 확보해 그룹의 재무 부실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며 “그룹 부실의 원인이 되고 있는 중공업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개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 선택 집중 가속화

SK그룹은 이번 면세점 심사에서 탈락하면서 23년 만에 면세점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 SK네트웍스는 면세점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작년부터 1000억원을 들여 워커힐 면세점 면적을 지금보다 2.5배 키우는 리뉴얼 작업 등을 진행해 왔다. 그런 만큼 이번 결과에 상당히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재계에서는 지난 8월 최태원 회장의 특별사면 이후 에너지·통신·반도체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SK의 선택과 집중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 회장은 글로벌 영토 확장(에너지), CJ헬로비전 인수를 통한 미디어 사업 강화(통신), 2020년까지 46조원 투자(반도체) 등을 통해 SK가 잘 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롯데 “호텔롯데 상장 약속 지킨다”

국내 최대 면세점인 소공점을 지켰지만 월드타워점(잠실점) 수성에 실패한 롯데그룹 역시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한두 군데 바뀌더라도 우리는 2곳을 전부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며 허탈해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 생신 축하 가족모임을 위해 15일 롯데호텔 34층을 방문하면서 “이번 결과는 99%가 내 탓”이라고 말했다. 월드타워점의 매출은 4820억원(2014년 기준)으로 호텔롯데 전체 면세점 매출 4조2256억원의 10% 남짓이다.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진행 중인 호텔롯데의 기업 가치가 낮아지겠지만 기업공개(IPO)는 그대로 추진한다고 그룹 측은 전했다.

롯데그룹은 이날 “부족한 점을 보완해 세계 1위 면세기업으로의 봉揚?멈추지 않겠다”며 “호텔 상장과 투명한 롯데, 변화하는 롯데를 향한 국민과의 약속도 지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도병욱/송종현/강영연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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