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제 눈의 들보 못보는 야당의 '친일 낙인찍기'

입력 2015-11-19 18:19  

친일행각 뒤집어씌우는 정치공세
좌파의 편파성 보여주는 친일사전
이 수치스런 선동 이젠 멈춰야

김영봉 < 세종대 석좌교수·경제학 kimyb5492@hanmail.net >



2009년 《친일인명사전》이 발간될 때 99세의 작곡가 김성태는 ‘기미가요’ ‘대일본의 노래’ 등을 연주한 악단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로 친일명단에 등록됐다. 그러나 놀란 가족들이 나서 1929년 광주학생운동 때 반일시위를 해서 서대문구치소에 감금되고 경신학교에서 퇴학당한 기록을 찾아내 친일명단에서 빠지게 됐다.

김옹(翁)의 사례는 친일사전이 가진 여러 문제의 일면을 보여준다. 애국자에게 친일파의 탈을 씌울 뻔한 것이다. 친일사전은 65~100년 전의 단편적 자료에 근거해 4389명의 친일파를 추려내 수록하고 있다. 그중 소명(疏明)할 길이 없어 누명을 쓴 인사가 얼마나 있을 것인가.

반면 여운형은 명백한 친일행위자인데 빠진 경우다. 그는 총독부 기관지 경성일보가 만든 반도학도출진보에 징병 권유문을 올렸으며, 경성일보에도 3회 기고하고, 여러 친일·협일단체에 가입·활동한 사람이다. 김동인은 중일전쟁 때 완장 차고 서울 거리를 활보하는 여운형을 목격하고 ‘몽양은 그런 일에 나서서 뺑돌기를 좋아하는데 좀 숨어 버리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한심스러이 그의 뒷모양을 바라보았다’고 썼다. 그런 김동인은 명단에 오르고 여운형은 빠졌다.

여운형의 사례는 친일사전의 다른 문제인 ‘편파성’을 명백히 보여준다. 그는 민족문제연구소가 사전 편찬자였기 때문에 빠졌을 것이다. 이 단체는 ‘백년 전쟁’이라는 조작된 동영상을 제작해 대한민국의 건국, 산업화, 이승만, 박정희 등을 의도적으로 폄하한 좌파단체다. 그 사전에 여운형이 없다면 4300여 명단 중 원통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일제하 친일행위자들은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그러나 그때 35년간 생존·활동한 식민지 조선인이라면 누구나 일제통치에 따르고 놋그릇 하나라도 총알재료로 바친 죄가 있을 것이다. 그중 누구를 친일범죄자로 낙인찍는가 하는 일은 실로 무섭고 조심스러운 일이다. 어떤 집단이 그 일을 하든 철저히 조사하고 무사(無私)의 신념으로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그 친일인명 책을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 예산을 들여 551개 중·고교에 배부하기로 했다니 제정신인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수인 서울시의회가 작년 이 예산안을 가결했다. 한국의 좌파·야당은 그간 이렇게 대한민국 보수세력과 정권을 친일파로 각인시키는 데 온갖 노력을 기울여왔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태어나지도 않은 국정교과서가 친일교과서가 될 것을 “×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느냐”고 공개적으로 발언했고, 정청래 의원은 “아버지는 다카키 마사오, 딸은 박근혜” 따위의 트윗을 날렸다.

그러나 좌파·야당 편의 조상이라고 친일행적이 없는가. 친일파 공격에 가장 독설을 날리던 민주당 의원 김희선의 아버지는 만주경찰서 특무 간부, 이미경의 부친은 황군헌병이었다. 신기남의 부친은 헌병오장(伍長)으로 일본군 징병 기피자들을 수색하고 다녔다. 누구보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부터 ‘도요타 다이주(豊田大中)’란 왜명을 가지지 않았는가. 일제 말 여운형이 조선인 황군 지원 권유격문을 쓰던 때 목포상고 졸업 앨범에는 일본군복에 일본군모자를 쓰고 연극하는 김대중의 사진이 있다. 해방 직후 여운형이 건국준비위원회를 세울 때 김대중은 목포지부 간부가 됐다. 박정희의 만주군관학교 이력이 그의 친일행위를 규정한다면 학생 김대중의 일본군 행색은 그가 적극적으로 조선인 학병 입대를 선동했다는 추론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영화 ‘디 아더스(The Others)’의 주인공과 어린 아들은 집에 출몰하는 유령 때문에 공포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서로 맞닥뜨리니 오히려 저들 유령집단이 더욱 놀란다. 그제서야 주인공은 저들이 살아 있는 인간들이고 자신이 오히려 사자(死者) 유령임을 깨닫고 오열한다. 야당·좌파도 식민지 조선인의 후손들인데 따지고 보면 그들이 더 친일의 피를 받은 집단인지 누가 알겠는가. 한국의 야당도 남에게 오명 씌우는 이 수치스러운 ‘친일 놀음’을 이제 끝내야 할 것이다.

김영봉 < 세종대 석좌교수·경제학 kimyb5492@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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