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칼럼] 중소기업 경쟁력, 대기업 은퇴인력 활용하라

입력 2015-11-23 18:12  

"저성장 늪에서 허덕이는 한국 경제
중기 생산성 제고가 최우선 과제
대기업 은퇴인력 흡수방안 모색을"

이종윤 <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leejy@hufs.ac.kr >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제조업조차 일찍이 없던 마이너스 성장의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2012년부터 시작된 일본 엔화가치의 급속한 하락 추세와 이에 대한 한국 통화당국의 미온적인 대처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한국 통화당국이 정책변화를 시도해보려고 해도 미국의 강력한 견제에 직면하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그렇다고 이런 상태를 방치해 둘 수는 없는 일이다. 제조업의 성장 동력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인적 자원 활용의 효율화를 그 해법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이 한국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연수사업이 있다. 일본 도쿄대 모노즈쿠리경영연구센터에서 제조현장의 베테랑 기술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에 한국의 대기업 정년퇴직자를 참가시키고, 이들이 국내 중소기업 인력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모노즈쿠리(혼신?힘을 다해 최고품질 제품을 만든다는 뜻) 연수’가 그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매년 대규모로 배출되는 대기업 정년퇴직자를 국내 중소기업의 제조·경영활동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면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 및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일 업종의 대기업 경력자는 중소기업 종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들의 대기업 경력을 그대로 중소기업에 활용하려고 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기술성격의 차이로 인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 그런데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활동에서 구매, 생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어떻게 원활히 할 것인가, 또 부문마다 합리적 존립형태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연수(모노즈쿠리 연수)를 체계적으로 시킨 후 중소기업 현장에 투입하면 생산현장에 정통한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해 중소기업의 생산 활동을 개선할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에는 유능하고 경험도 많은 50대 중반의 대기업 은퇴자가 많이 있다. 전체 인구의 15%가량을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도 본격화하고 있다. 정책당국이 그들을 중소기업 현장으로 끌어들이는 유인책을 마련, 중소기업의 생산활동에 활용한다면 중소기업의 대외경쟁력을 크게 강화해 수출도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기초로 한 수출 증대야말로 한국 경제의 취약 부분을 일거에 해소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지금 한국 경제에서 가장 시급히 극복해야 할 과제는 중소기업의 낮은 생산성이다. 많은 중소기업이 낮은 생산성에 허덕이며 퇴출 위기의 한계기업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의 안정된 보완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으며, ‘고용절벽’에 시달리는 청년세대도 취업을 기피하는 저임금 일자리의 온상이 돼 분배구조를 더욱 왜곡시키는 존재로 전락하고 있다. 대기업 경력이 풍부한 우수 인력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다면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출 증대, 임금 개선을 통한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고 고용을 늘려 실업률을 낮추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복지지출이 전체 예산의 30%를 웃돌고 있다. 국가 예산을 비생산적인 복지지출에 쏟아붓기보다 성장잠재력을 확충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은퇴로 허비되는 고급 인력의 활용 방안을 더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종윤 <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leejy@hufs.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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