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용 IMC총괄 "TOS는 역할중심 게임, 5년 개발 초심지켰다"

입력 2015-12-10 15:52  

IMC게임즈의 김세용 총괄디렉터(왼쪽)와 넥슨의 박상원 사업팀장.
<p>처음에는 누구나 번뜩이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퍼블리셔와 유저들의 조언을 받아 게임을 고쳐나가다보면 어느새 게임의 독특함은 사라지고, 개성은 빛이 바래기 마련이다. 인기 트렌드에 맞춘, 흔하디 흔한 붕어빵 게임의 탄생이다. 보다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위해서, 당장 살아남기 위해서 많은 개발사들이 어쩔 수 없이 택하는 길이기도 하다.

'트리오브세이비어'는 이러한 추세에 반기를 든 게임이다. 280레벨 이상의 캐릭터 레벨, 200여 개의 맵, 1700여 종의 몬스터 등 방대한 스케일과 캐릭터 육성에 초점을 맞춘 정통 MMORPG다. 요즘같이 캐주얼한 모바일 액션RPG가 판치는 시대에 보기 드문 묵직한 PC 게임이다.

'트리오브세이비어'는 '라그나로크'로 명성을 떨친 IMC게임즈가 개발을 맡고, 넥슨이 퍼블리셔를 담당했다. 개발기간만 약 5년. 용케도 모바일 액션RPG로 태세전환을 하지 않고 초심을 지켰다. 우직하게 방향성을 고집한 IMC게임즈도 대단하고, 믿고 지켜본 넥슨도 대단하다.

'트리오브세이비어'는 12월 17일 대망의 오픈베타를 시작한다. 9일 넥슨 사옥에서 IMC게임즈의 김세용 총괄디렉터와 넥슨의 박상원 사업팀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RPG 본연의 역할에 초점, 유저간 상호작용 강조할 것

"트리오브세이비어는 취향을 타는 게임이다. 모든 사람이 좋아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어딘가에는 좋아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자기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을 억지로 모셔오기보다는 우리 게임에 만족하는 분들에게 집중할 것이다."

김 디렉터의 개발철학은 확고했다. 시장 트렌드에 끌려가기보다는 본인이 느끼기에 가장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스스로 납득할만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다듬고 고치다보니 어느새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며, 외부에서 보기에는 아집으로 비춰질지 몰라도 이해해달라고 전했다.

김 디렉터가 설명하는 '트리오브세이비어'는 역할(role)을 중시하는 게임이다. 스테이터스와 전직시스템에 따라 직업이 세분화되고, 각각의 세분화 직업이 맡는 역할은 천차만별로 나뉜다. 이를테면 같은 바바리안이라고 해도 힘이 높은 바바리안과 민첩이 높은 바바리안은 다른 전투패턴을 보유한다. 또한 '캐터프렉트'였던 바바리안은 컴패니언(동물친구)에 탑승할 수 있는 반면, '스콰이어'였던 바바리안은 요리를 할 수 있다.

그러고보니 RPG(역할수행게임)에서 역할의 비중이 희미해진 게 오래 전이다. 예전에는 치유 직업으로 혼자 사냥하려면 정말 큰 마음을 먹고 마뼈?나서야 했는데, 요새는 그런 것이 없다. 혼자서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게 직업을 디자인하고, 직업간 밸런스도 모나지 않게 맞추다보니 어느새 모든 직업의 능력이 대동소이해졌다. 최근 등장한 RPG들이 대부분 다 그렇다.</p>
<p>물론 '트리오브세이비어'가 유저간의 협업과 커뮤니티를 강요하는 것만은 아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과거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아니다. 김 디렉터는 "2차 CBT까지만 해도 혼자서는 게임을 진행하기 힘든 구조였다"며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서 지금은 어느 정도 혼자서 플레이할 수 있게 바꿨다"고 말했다. 그러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조는 유지할 생각이다. 그는 "거대 필드몬스터를 잡을 때도 파티원 역할 조합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진다"며 "지속가능하고 순환되는 콘텐츠를 만들되, 그 과정에서 역할의 중요성을 찾는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RPG라면 으레 채택하는 퀘스트 중심의 성장법도 과감히 뜯어고쳤다. 물론 '트리오브세이비어'도 처음에는 퀘스트를 촘촘히 집어넣어 기존 RPG를 즐겼던 사람들을 배려했다. 그러나 CBT에서 사람들이 퀘스트를 하느라 바빠서 상호작용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퀘스트의 비중을 대폭 줄였다. 3차 CBT에서 퀘스트 표시를 아예 없애버린 것. 한 술 더 떠, 김 디렉터는 "오픈베타에서 퀘스트를 완전히 삭제해버린 후 유저들의 반응을 보고 싶다"고 했다. 실제로 오픈베타 최고레벨인 280레벨이 활동하게 될 고레벨 지역 대부분은 퀘스트를 주지 않는다.

그래픽도 삐딱 노선을 탔다.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화려한 그래픽 대신 동화풍의 아기자기한 그래픽을 고집했다. 2000년대 초반의 느낌이 물씬 나는 그래픽이다. 재미있는 점은 예전처럼 수작업으로 만든 그래픽이 아니라 최신기술을 사용한 그래픽이라는 점이다. 김 디렉터는 "몸으로 때우는 방식보다는 최신기술을 사용해 옛날 느낌을 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p>
<p>마케팅은 담백하게, PC방 순위 5위가 목표

마케팅 전략 역시 물량공세와는 거리가 멀다. 게임 특성상 굳이 홍보를 하지 않아도 할 사람은 한다는 이야기다. 김 디렉터는 "게임을 하지 않을 사람은 어떤 프로모션을 진행해도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마케팅과 프로모션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마케팅을 담당한 박 팀장도 "(마케팅을) 담백하게 진행할 계획"이라며 "애써 게임을 과장하거나 과대포장하지 않는 대신, 영상을 중심으로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분유료화정책으로는 거래시스템과 관련된 아이템을 고려중이다. '트리오브세이비어'는 개인간 거래를 럭? 오직 경매장을 통해서만 거래가 가능하도록 디자인했다. 경매장 이용 횟수를 늘리는 아이템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로 인해 유저들의 불편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설명이다. 김 디렉터는 "유저들을 불편하게 만들어서 과금을 유도하는 정책은 아니다"라며 "게임 작업장의 개입을 차단해서 유저들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물론 여느 RPG처럼 코스튬을 판매할 계획도 있다.

오픈베타 목표치에 대한 질문에는 김 디렉터와 박 팀장 모두 말을 아꼈다. 숫자보다는 유저들의 만족도를 우선한다는 이야기다. 박 팀장은 "게임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분들에게 고맙다고 하고 싶고, 그 분들이 재미와 감동을 느꼈으면 좋겠다"면서도 "PC방 순위 5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속내를 밝혔다. 김 디렉터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기를 원한다고 더 들어오는 것도 아니지 않냐"며 "오픈베타에서는 게임성을 검증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트리오브세이비어'는 11일부터 클라이언트 사전 다운로드를 시작하고, 15일부터 캐릭터명을 선점할 수 있는 사전 캐릭터 이벤트를 실시한다.</p>

서동민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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