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평'과 '장한평' 지명이 함께 쓰이는 이유는

입력 2015-12-14 13:04  

(김동현 지식사회부 기자)퀴즈 하나 풀어보세요. 다음 중 틀린 지명은 무엇일까요?

1. 장한평역
2. 장안평중고차시장
3. ○○은행 장한평지점
4. 김밥○○ 장한평지점
5. 모두 맞다

답은 5번입니다. 장안평(長安坪)과 장한평(長漢坪) 둘 다 맞습니다. 이 지역에 사시는 분들조차 술자리에서 정확한 지명이름을 두고 내기를 하다 결국 승부를 못 가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인데요. 어쩌다가 한 지명이 두 개의 이름을 갖게 됐을까요?

장안평은 서울시 동대문구와 성동구 사이에 위치한 평야로 동쪽에 한천(지금의 중랑천)을 두고 있어 ‘장한벌’, ‘장한평’ 등으로 불렸습니다. 이 지역은 위아래로 긴 평야였기 때문에 조선시대 당시 군마를 키우던 훈련장이었다고 하네요. 그러던 ‘장한평’이 ‘장안평’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일제 강점기부터입니다. 일제는 목마장 안쪽의 평야니 장안평으로 지칭해야 한다며 장한평의 이름을 바꿨다고 합니다. 일본인들이 ‘한’발음을 잘하지 못해 ‘안’으로 바꿨다는 설도 있습니다.

일제로부터 독립한 이후 장한평의 지역명은 장안평으로 굳어졌습니다. 하지만 1995년 다시 지명을 두고 논쟁이 벌어집니다. 그해 11월 서울 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이 개통됐기 때문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아니 우리 동네는 장안평인데 왠 장한평?” 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장한평역으로 역명을 지은 주인공은 당시 지하철 역명을 짓던 서울시 지명위원회 소속 학자들입니다. 이들은 1991년 7월 회의에서 “대동여지도 등의 ‘장한평’이란 지명이 나온다며 일제 강점기 때 바뀐 지명을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장한평과 장안평의 동거는 그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정말 일본인들은 ‘장한평’의 ‘한’발음을 못할까요? 기자가 일본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봤습니다. “자아펴?” 이라고 읽네요. 단순히 ‘한’ 한 글자의 발음 문제는 아닌 듯합니다. (끝)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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