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0년 만에 원유 수출길 열려…유가 20불대로 떨어지나

입력 2015-12-16 17:54  

미국 하원, 허용법안 합의…핵의혹 벗은 이란도 수출 임박
내년 유가 하락세 지속…OPEC "원유시장 영향은 미미"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미국 하원의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가 2016회계연도 예산안 처리에 합의하면서 자국산 원유수출 재개를 허용하는 법안도 함께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미국 언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날 존 클라인 연방 하원의원(공화당·미네소타)의 말을 인용,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민주당 지도부와의 협상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내년 예산안과 함께 처리

원유수출 재개법안은 다른 예산 관련법과 함께 17일 하원 본회의에서 투표를 거친다. 내년도 예산 관련법은 지난 10일 상원을 통과했으나 원유수출 재개 허용 등을 놓고 양당이 이견을 보여 처리 기한(11일)을 넘겼다.

지난해 말부터 1년 넘게 원유수출 재개법안 처리를 추진해온 공화당 지도부는 예산안 처리를 조건으로 법안 처리를 요구했고,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이는 대신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세금공제 혜택 연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 법안이 예산 관련 법안과 함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책상에 올라가기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미국 하원이 지난 10월 원유수출 재개법안을 통과시키자 기후 변화에 역행하고, 에너지업계의 이해만 대변하는 법안이라며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연방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대해 의회가 일부 항목을 추가한 것으로 안다”며 “현 단계에서 백악관이 거부권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한발 물러섰다.

40년 만에 원유수출 전면 재개

오바마 대통령이 이 법안에 서명하면 미국은 1975년 이후 금지해온 자국산 원유(천연가스 포함) 수출을 전면 재개하게 된다. 미국은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원유는 인근 캐나다와 멕시코에 한해 하루 50만배럴 이하, 천연가스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위주로 수출대상을 엄격히 제한해왔다.

미국 에너지업계는 이런 제한적인 수출로는 늘어나는 미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주장해왔다. 미국의 하루 원유생산량은 올 들어 930만배럴로 5년 전보다 70% 늘었다. 에너지업계는 또 수출을 재개하면 수십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의회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로비를 펼쳐왔다. 이런 요구에 미 정부는 지난해 말 최소한의 증류 과정을 거친 콘덴세이트(초경질유) 수출을 허용하는 규제완화 조치를 하기도 했다.

“美 에너지업계 연매출 30억달러 늘것”

민주당의 딕 더빈 하원 원내총무(일리노이)는 “원유 수출이 재개된다면 확실히 관련 업계에 횡재가 될 것”이라며 “연간 20억~30억달러의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압둘라 알바드리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은 “미국이 원유를 수출한다고 해도 여전히 원유 수입국이기 때문에 유가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원유수출 재개와 함께 이란도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핵개발 의혹을 벗으면서 원유를 수출할 가능성이 열려 국제유가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IAEA는 이날 이란이 2009년 이후 핵무기 개발을 중단했다는 최종 보고서를 채택했다. 미국 씨티그룹은 배럴당 30달러대로 떨어진 국제유가가 내년에 20달러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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