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얼스 지음 / 김효원 옮김 / 마일스톤 / 320쪽 / 1만3800원
[ 최종석 기자 ]
패스트푸드 체인의 원조인 화이트캐슬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화이트캐슬의 아이디어와 제도, 철학을 모방한 맥도날드는 누구나 안다. 아이팟, 아이폰, 애플워치 등 애플의 혁신적 제품 중에서 진짜 ‘발명’인 경우는 드물다.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은 대부분 리메이크곡이었다.마케팅 전문가 마크 얼스는 《최초가 아니라 최고가 되어라》에서 영리한 모방의 미덕을 설명하는 데 집중한다. 저자는 “우리가 수많은 모방의 사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막상 모방이라는 단어에 대해선 극심한 혐오를 표시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내겠다는 생각에 매달려 제자리에서 맴돌지 말고, 기존의 아이디어를 영리하게 모방하고 발전시키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영리한 모방은 원조를 넘어서는 진화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제임스 와트는 뉴커먼이 만든 증기기관의 왕복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꿔 회전식 증기기관을 발명했다.
저자는 그의 핵심 업적은 혁신이 아니라 해킹이었다고 주장한다. 아마존은 애플 사용자의 충성심을 이끌어낸 생태계를 본떠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내놔 승승장구하고 있다. 위대한 모더니즘 시인 T S 엘리엇은 “기존 예술에 대한 독창적인 재해석이 창조적 과정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관련된 분야를 그대로 베끼기보다는 멀리 떨어진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모방하라”고 조언한다. 모든 아이디어를 혼자서만 생각해 내려 욕심부리지 말고, 주변의 두뇌를 더 잘 활용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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