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질환 vs 만성질환…1997년과 2015년 비교

입력 2015-12-18 18:07  

외환위기 직전엔 기업 부채
지금은 가계 부채가 시한폭탄

1997년 중국은 좋은 수출시장
지금은 한국 기업의 경쟁 상대



[ 김현석 기자 ] 최근 경제 상황이 1997년 외환위기 직전과 비슷하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가장 비슷한 게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과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1997년 기업들은 많은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았다. 요즘 기업들은 부채보다는 수익성에 발목이 잡혀 있다. 중국 기업의 추격과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기업에 쫓겨 ‘샌드위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샌드백’ 신세로 전락했다.

국가적으로는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 1997년엔 기업 부채가, 현재는 가계 부채가 시한 폭탄이다. 개혁이 지연되고 있는 점도 비슷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1997년 외환위기처럼 급격한 충격이 올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당시는 외화 부족에 따른 유동성 위기였지만, 현재는 3700억달러에 육박하는 넉넉한 외환보유액이 있어서다. 그렇지만 쉽게 치유될 수 없다는 점에서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외환위기가 급성질환에 걸린 것이었다면 지금은 만성질환에 걸린 상쩔㈋?오히려 치유가 더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당시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돈을 빌려오고 국내 개혁을 통해 1년 만에 경기를 살려냈다”며 “하지만 지금은 저성장 체제의 장기화로 경기가 살아날 기미가 안 보인다”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이코노미스트도 “경제성장 능력이 한 단계 낮아졌는데 이걸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심각하다”며 “구조 개혁 없이는 경제 전반의 활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져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역할도 많이 달라졌다. 외환위기 당시 중국은 우리 기업의 좋은 수출 시장이었다. 위기탈출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기업을 뒤쫓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변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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