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봄꽃…지구촌 곳곳 이상고온

입력 2015-12-23 19:35  

모스크바, 79년 만에 영상 7도…워싱턴 24도
에너지업계, 유가 하락·난방수요 감소 '이중고'



[ 박종서 기자 ] 유럽과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겨울철 함박눈이 내려야 할 곳에 봄꽃까지 피고 있다. 따뜻한 날씨에 나들이객이 늘면서 음식점과 골프장 등은 반색하고 있지만 겨울철 옷이 팔리지 않아 의류업체들은 울상이다. 글로벌 에너지 회사들은 가뜩이나 저유가로 힘겨운 상황에서 난방수요 감소라는 ‘악재’까지 만났다.

러시아 기상청에 따르면 혹독한 추위로 악명 높은 모스크바의 낮기온이 22일(현지시간) 7도까지 치솟았다. 1936년 이후 79년 만에 최고 기온으로 예년(평균 영하 6.5도)보다 10도 이상 높다. 이상고온 탓에 야외 아이스링크 1200여곳이 개장을 미뤘고, 크렘린궁 주변에 100m 길이로 제작한 얼음 미끄럼틀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 가운데 하나인 핀란드 헬싱키는 21일 기온이 10.3도를 기록했으며, 북유럽 스웨덴과 에스토니아의 수은주도 평균 10도 이상으로 올라갔다. 독일 드레스덴에서는 벚꽃이 피었고,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6월에 개화하는 장미가 피었다.

미국에서도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에 초여름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수도 워싱턴DC는 24일 최고기온이 24도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와 82년 만에 종전 기록(21도)을 갈아치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상고온 원인을 엘니뇨 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으로 폭우나 가뭄, 겨울철 이상고온 등의 원인이 된다.

이상고온에 에너지 회사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2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겨울 이상고온으로 난방용 천연가스와 등유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며 “원유 공급 과잉과 세계 경제성장 둔화 등에 따라 약세가 이어지는 에너지 가격을 더욱 끌어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미국 3위 에너지업체 코노코필립스는 러시아 원유개발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럽 최대 에너지업체 로열더치셸은 지난 4월 인수를 발표한 영국 천연가스업체 BG그룹에 대해 50억달러 상당의 투자를 축소할 계획이다.

이상고온을 반기는 업종도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나들이객이 늘면서 식당과 골프장, 대형마트 등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겨울옷 매출이 줄면서 이달 들어 19일까지 미국 옷가게 매출은 작년보다 4억2100만달러 감소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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