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0도에도 활개치는 노로바이러스…"손만 씻어도 감염위험 70%↓"

입력 2016-01-09 03:00  

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 겨울철 식중독 질환과 예방법

12월 장염 환자 88만명…절반은 노로바이러스 영향
감염력 높아 환자 간호 땐 마스크 등 위생관리 중요

아이들은 로타바이러스 주의…유아용품 소독하고 예방접종 필수
조리된 음식도 냉장 보관해야



[ 이지현 기자 ] 직장인 박윤호 씨(44)는 최근 직장 동료들과 한 음식점에서 저녁 식사를 한 뒤 복통과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경험했다. 병원을 찾은 박씨에게 의사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식중독이 의심된다고 진단했다. 박씨가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 그의 부인과 아이들도 비슷한 증상을 호소했다. 박씨가 감염된 노로바이러스가 식구들에게까지 전파된 것이다.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 식중독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 같은 상식이 점차 깨지고 있다.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기온이 영상인 날이 많아졌다. 겨울철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 바이러스인 노로바이러스는 영하의 추운 날씨에서도 오랫동안 생존한다. 감염력도 높아 문 손잡이 등을 타고 전파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식중독으로도 불리는 바이러스성 장염 환자는 오히려 겨울이 되면 늘어난다. 겨울철에 주의해야 할 각종 식중독 질환과 예방법 등을 알아봤다.


상한 음식 피하고 수질검사 중요

식중독은 상한 음식이나 세균 등에 감염된 물을 섭취해 구역감, 구토, 복통, 설사, 혈변 등의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장에 염증이 생겨 2~3일 동안 수십차례 설사가 지속되는 환자가 많아 장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국내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은 세균이다. 병원성 대장균, 살모넬라균, 장염비브리오균, 황색포도상구균, 바실러스균에 의한 독소가 흔하다. 최근에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식중독도 늘고 있다.

식중독은 원인에 따라 잠복기와 증상의 종류 및 중증도가 다르다. 임종필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황색포도상구균 독소 때문에 생기는 식중독은 상한 음식을 먹은 지 6시간 안에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인다”며 “병원성 대장균 때문에 생긴 식중독은 16시간 정도의 잠복기가 지난 뒤 피가 섞인 설사 증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겨울 식중독 대표 원인, 노로바이러스

식중독균은 일정 온도 안에서만 활발히 활동한다.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는 겨울엔 활동을 멈추는 균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노로바이러스는 낮은 온도에서도 활동을 멈추지 않는다. 영하 20도의 조건에서도 오랫동안 살 수 있다. 이 때문에 겨울철 식중독 환자의 50% 정도가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 환자다.

노로바이러스로 인해 걸리는 식중독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음식을 먹거나 감염 환자의 대소변 등과 접촉했을 때 생긴다. 단 10개의 입자로 감염될 정도로 감염력이 높다. 환자의 침, 오염된 손, 문 손잡이 등을 통해서도 전파된다. 공기로도 전파가 가능하다. 환자의 마른 구토물이나 분변 1g에는 1억개의 노로바이러스 입자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로바이러스에 따른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감염 환자의 구토물과 분변을 취급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들이 만진 화장실, 변기, 문 손잡이 등은 락스 등 가정용 염소소독제를 40배 희석해 소독해야 한다.

집단급식소 등에서는 수질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고 배탈,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은 식품 조리에 참여해선 안 된다. 증상이 회복된 뒤 2주 동안은 주방에 들어가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조리 기구는 열탕 또는 염소소독으로 세척·소독하고 조리대와 개수대는 중성세제나 200배 희석한 염소소독제로 소독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위험한 로타바이러스

겨울철 아이들에게는 로타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이 흔하다. 생후 6~24개월 아이에게 많다. 9~12개월 사이 영아에게 집중된다. 입과 대소변, 물을 통해 바이러스가 몸속으로 침투하는데 감염력이 강하고 오랫동안 감염력을 보인다. 영아들이 많이 드나드는 산후조리원, 유아방 등에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고열과 콧물 등의 증상을 보인다. 감기 증상과 같아 초기에는 감기와 혼동하는 사람이 많다. 시간이 지나면 고열과 구토, 설사가 나타난다. 심하면 탈수 증상 때문에 목숨을 잃을 層?있다.

로타바이러스는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예방접종은 생후 6주부터 가능하며 32주 이내에 3차 접종까지 마치는 것이 좋다. 예방접종을 마쳤더라도 안심은 금물이다. 유아용품은 반드시 소독해 사용해야 한다.

음식 냉장보관 중요

건강한 성인은 식중독에 걸려도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환자도 있다. 어린이나 노인은 구토나 설사 때문에 탈수가 심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기도 한다. 따라서 탈수를 막기 위해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일부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는 식중독이 패혈증으로 진행해 치명적일 수 있다.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

음식은 속까지 충분히 익혀 먹고 물은 끓여 마셔야 한다. 식재료나 조리한 음식은 겨울에도 냉장 보관해야 한다. 가열한 음식물이라도 피부에 있는 세균으로 오염될 수 있다.

박준동 대한소아응급의학회 회장(서울대 의과대학 소아과학교실 교수)은 “비누나 항균 손 세정제를 활용한 올바른 손 씻기는 다양한 감염질환을 50~70% 예방하는 셀프 백신과 같다”고 설명했다.

도움말=임종필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박준동 대한소아응급의학회 회장,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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