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칼럼] 크라우드펀딩, '희망사다리' 복원의 계기

입력 2016-01-20 17:44  

"1월 말 시행되는 증권형 방식
창업 종잣돈 조달 풍토 바꿀 것
개방·신뢰성 높여 시장 키워야"

정지원 < 한국증권금융 사장 >



최근 블룸버그통신이 발표한 세계 억만장자 400명의 명단을 보면 자수성가형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창업을 통한 자수성가형이 전체의 65%인 259명이었다. 상속형은 141명으로 전체의 35%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등 1~10위가 모두 자수성가형이다. 그러나 한국인은 명단에 이름이 오른 사람들 모두 상속형 부자로 나타나면서 “외국에 비해 경제의 역동성과 계층 이동의 ‘성장사다리’가 무너져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은 왜 창업을 통해 부자가 되는 게 어려울까. 창의성과 열정을 키우지 못하는 입시위주 교육, 대기업에 집중된 경제력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창의적이고 혁신적 아이디어가 있어도 사업화를 위한 창업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금융제도적 여건도 큰 장애요인 중 하나다. 은행대출은 담보능쩜?없으면 거의 불가능하고, 주식과 채권 발행 등은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창업기업은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이 필요하다.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각광받고 있는 크라우드펀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창의적 아이디어와 사업계획을 가진 기업이 은행 증권사 등 기존의 금융회사를 끼지 않고, 다수의 소액투자자로부터 온라인을 통해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직접 조달하는 것이다. 미국이 2012년 최초로 제도화한 뒤 영국 일본 등도 이 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시장 규모가 매년 두 배 이상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의 크라우드펀딩은 기부·후원형과 최근 유행하고 있는 개인 간(P2P) 대출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창업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선 증권을 발행해 종잣돈을 조달하는 증권형의 성공적 도입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오는 25일 시행되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기존 자금조달과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의 역할은 거래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일종의 장터를 개설하는 것이다. 기업은 유망한 사업계획과 아이디어를 장터에 자유롭게 게시한다. 투자자는 집단지성을 활용해 사업계획에 대해 거리낌없이 서로 토론하면서 투자 여부를 판단한다.

집단지성을 활용한 크라우드펀딩은 기존 금융거래에 비해 훨씬 개방된 협업방식이다. 창의성을 핵심가치로 하는 창조경제와도 일맥상통한다. 또 좋은 사업 아이디어만 있으면 훨씬 더 수월하게 창업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청년벤처 육성과 같은 창업문화를 조성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른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선 다수의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제도적으로 청약증거금을 별도 예치하고, 기업의 증권 발행한도와 투자자의 투자한도를 제한하는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한국증권금융도 청약증거금의 관리기관으로서 예치 및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크라우드펀딩의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됨으로써 청년들을 위한 ‘희망의 사다리’가 복원되길 기대해 본다.

정지원 < 한국증권금융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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