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엔 사람이 안온다…모든 업종에 파견근로 허용해야"

입력 2016-01-25 17:33  

중소기업들의 호소
중소기업단체협의회, 정책과제 178개 국회 전달

최저임금 산정할 때 교통비·식비 포함을
주40시간 근무는 기업 규모별 단계 도입
10개 부처가 수출정책…컨트롤타워 필요



[ 김용준/이지수 기자 ]
“중견기업도 월급이 낮다고 안 오는데 중소기업은 오죽하겠습니까.”

매출 1조원을 넘긴 한 중견기업 A회장이 최근 한 말이다. 신입사원 합격자 중 상당수가 출근하지 않은 이유가 월급 때문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A회장 말대로 중소기업은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다. 중소기업 정규직 임금은 대기업 정규직의 52% 수준에 불과하다. 좋은 사람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뒤처진다. 실적이 나빠지게 되고 설비 투자도 할 수 없다. 생산성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 2008년을 100으로 본 생산지수는 2013년 중소기업이 130, 대기업이 180이었다. 위기에 몰린 한국 중소기업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인력 부족, 인건비 부담 해결 요구

중耐蓚榻報섟?25일 국회에 전달한 정책과제 178개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다양한 입법 요구들이 담겨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작년 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인력 확보와 인건비 상승을 걱정하는 비율이 40%를 넘었다. 중소기업계는 우선 인재 확보를 위해 군대에 가려고 대기하고 있는 대학생이 중소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대학생이나 특성화고 졸업자가 중소기업에 근무하면 군복무 기간을 단축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산업기능요원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출신을 기업에 우선 배정하고 있는데 특별한 재능이 요구되는 소프트웨어 등 ‘정보처리업’에 한해 학사 출신을 쓸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것이다.

과도한 임금 인상을 막기 위해서는 주40시간 노동제를 도입할 때 기업 규모에 따라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휴일근로 시 연장근로 수당을 중복으로 지급하지 않도록 입법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저임금 산정 시 상여금과 숙박비 등도 포함해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달라고 요구했다. 행정 등 32개 업종으로 제한된 현행 파견근로 허용 범위를 전 업종으로 넓히고 정리해고와 근로계약해지 기준을 명문화 하자는 내용도 담았다.

◆세제는 혜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

중소기업계는 특허유지 비용을 줄여달라고 요구했다. 과도한 특허 유지 비용 때문에 특허를 포기하는 건수가 매년 5만여건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허 유지에 들어간 비용을 연구개발(R&D)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자는 것이다.

중소기업 주주가 주식을 팔 때 양도소득세율이 20%로 높아?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비상장 법인 주식 2%만 가지고 있어도 대주주가 되기 때문에 주식을 팔면 20%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중소기업 투자세액공제율 상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3%인 공제율을 5%로 높여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소기업계는 부가가치세를 미리 내는 중간예납제도도 개선과제로 내놨다. 납세행정의 편의를 위해 세액이 확정되기 전에 미리 납부하는 제도인데 이를 늦게 냈다고 징벌적 가산세를 내는 것은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산세에는 연 11%의 세율이 적용된다. 5년간 미납하면 원래 세금의 50%를 가산세로 내야 한다.

◆中企 글로벌화 제도적 지원해야

성장정책으로는 수출 정책 컨트롤타워 설립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현재 수출지원정책은 10개 부처에 흩어져 있다. 사업 수만 53개다. 2014년 관련 예산이 4166억원에 달했지만 정책 역량이 분산되고 있다.

수출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디어랩’을 설립하자는 제안도 했다.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춘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랩을 벤치마킹하자는 것이다. 중소기업계는 최근 수출 부진 요인 중 하나로 ‘중국에 발목이 잡힌 기술력’을 지목했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 제품과 경쟁한 한국 소재 부품 188개 가운데 81%인 153개가 비교 우위를 잃었다는 것이 업계 진단이다.

김용준/이지수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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