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방천 회장, 에셋플러스 CIO로 복귀…"퇴직연금 시장서 가치주 투자로 승부"

입력 2016-02-11 18:18  

8년 만에 일선으로

10년간 이익낼 기업에 투자, 재무제표보다 사업모델 중시
모바일 혁신 주도하는 기업은 PBR 20배라도 사야

100년 펀드를 꿈꾼다

운용철학 한 글자도 안고칠 것…회사소개 책자엔 명품가죽 씌워
단 4개 모델포트폴리오로 충분히 시장 이길 수 있다



[ 허란 / 김우섭 기자 ]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58·사진)이 돌아왔다. 2008년 운용사 설립 이후 후배인 최광욱 펀드매니저에게 운용 총괄을 맡기고 후선으로 물러난 지 8년 만에 최고투자책임자(CIO)로 복귀했다.

10일 경기 성남 판교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본사에서 만난 강 회장은 현업에 복귀한 소감을 묻자 “행복하다”고 답했다. “잘하고 있는 후배(최광욱 CIO)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과 직접 CIO를 맡지 못해 고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충돌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맘이 편합니다.”

강 회장의 복귀는 이달 초에 이뤄졌다. 국내외 주식운용을 총괄하는 최 CIO가 이달 말 J&J투자자문 대표로의 이직을 예고하면서다. “창업 이후 지금까지 회사 정체성을 확립하는 시기였다면 앞으론 퇴직연금펀드로 쨘罐?내겠다”는 게 강 회장의 포부다.

에셋플러스의 펀드는 4개뿐이다. 수십개의 펀드를 두고 있는 다른 자산운용사들보다 조직과 운용시스템 모두 간명하다. ‘잘하는 것(주식)에만 집중하고, 고객이 준 돈에 정성을 쏟겠다’는 원칙에서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 자금을 받을 때도 같은 모델포트폴리오를 따른다. 총 운용자산 규모는 1조415억원.

이 회사 주요 펀드인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2월1일 기준 설정일 이후 수익률 133.06%) 에셋플러스차이나리치투게더(33.85%)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107.67%)는 유형별 수익률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강 회장은 “소수펀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온 것이 꾸준한 성과를 낸 비결”이라며 “어떤 운용사라도 모델포트폴리오를 4개만 가져간다면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100년 펀드’를 만드는 것은 강 회장의 오랜 꿈이다. 그는 “메뉴가 단출하면서 주방장 출신이 사장을 맡고 있는 식당은 음식 맛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며 “마찬가지로 펀드매니저도 오너십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를 잇는 외국계 운용사처럼 지배구조가 안정돼야 펀드 성과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강 회장의 장남 자인씨가 2년째 회사에서 운용 수업을 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본사 5층 상담실에 비치된 회사 소개 책자를 독일산 명품가죽으로 씌운 것도 100년간 써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내가 없어도 에셋플러스의 운용원칙과 철학이 그대로 유지되길 바란다”며 “매년 펀드 수익률을 업데이트하는 것을 제외하곤 책자 내용은 한 글자도 고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의 운용 철학은 ‘성장가치주 투자’로 요약된다. 그는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과 함께 대표적인 가치투자자로 꼽힌다. 가격만이 가치를 결정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지녔다는 게 공통점이다.

가치 중에서도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중 어디에 방점을 찍는지가 차이를 만든다.

강 회장은 “수익가치(주가수익비율·PER)에 66%, 자산가치(주가순자산비율·PBR)에 33% 비중을 두고 종목을 선별한다”며 “재무제표상 숫자보다 재무제표를 만들어내는 사업모델에 더 주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통해 10년간 이익이 지속될 기업에만 투자한다”며 “모바일 네트워크를 주도하는 플랫폼 기업이라면 PBR 20배라도 사야 한다”고 덧붙였다.

“펀드매니저는 사실에 기초해 해석하는 사람”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앞으로 5년, 10년 트렌드를 읽어야 이익이 지속되는 기업을 골라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여의도가 아닌 판교에 터를 잡은 것도 소문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최신 정보기술 트렌드를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서다. 올해부터 기업에서 퇴직한 전문가들을 ‘특임자문’으로 영입해 산업 전망에 대한 조언도 받을 계획이다.

■ 강방천 회장

전남 신안 출생이다. 1987년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했다. SK증권 쌍용투자증권 등에서 펀드매니저를 했다. 외환위기 때 투자금 1억원을 150억여원으로 불려 1999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을 창업, 2008년 에셋플러스자산운용사로 전환했다. 2013년에는 스웨덴 자산운용업체인 맨티코어캐피털이 존 템플턴, 마크 모비우스 등과 함께 ‘세계의 최고 투자자 99명’으로 선정했다.

판교=허란/김우섭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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