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하성용 KAI 사장 "등산은 인생과도 같아…위기 땐 산 오르며 결의 다져"

입력 2016-03-01 19:21  

나의 힐링 비법은

신입사원 때 건강 위해 시작
36년간 매일 새벽 산행
해외출장 때도 등산화 챙겨
생각 정리하며 경영 구상도



[ 김순신 기자 ]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65·사진)은 1년 중 3분의 1가량을 외국에서 보낸다. KAI가 개발한 고등훈련기 T-50을 알리고, 팔기 위해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 유럽 등 세계 곳곳을 찾는다.

방문하는 나라에 따라 필요한 짐도 다 다르다. 그러나 하 사장의 출장 가방에 어딜 가든 항상 들어 있는 물건이 있다.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한 시간 이상 이어지는 새벽 등산을 위한 등산화다.

하 사장이 산을 찾기 시작한 것은 1980년부터다. 대우그룹 3년차 사원 시절이었다. ‘몸이 건강해야 일에 충실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자연스레 매일 새벽 산을 찾은 게 36년 동안 이어졌다고 한다.

그는 경남 사천시에 있는 KAI 본사에 근무할 때는 월아산을, 서울에 있을 때는 집 근처 우면산을 오른다. 한라산, 지리산, 태백산, 속리산 등 웬만한 전국의 명산은 모두 올랐다.

지난 1월에는 200여명의 임직원과 함께 경남 하동 금오산에 올랐다. 하 사장은 선두에 서서 정상까지 올랐다. “직원들에게 ‘KAI의 미래는 여러분이 짊어지고 나가야 한다’며 ‘자신 있게 뭐든지 해보자’고 의욕을 불어넣었죠. 정상에서 다 함께 함성을 지르고 의견을 나누면서 회사 업무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가 등산을 좋아하는 이유는 ‘인생과 등산이 닮았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을 오르는 것처럼 하 사장의 인생도 등락이 있었다.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우그룹에 입사해 대우중공업 이사 등을 거쳤다. 1999년 대우중공업 삼성항공산업 현대우주항공 등 3사 항공 관련 부문이 통합돼 KAI가 설립되자 KAI로 적을 옮겼다. 이후 부사장을 지낸 뒤 2011년 KAI를 떠났다.

그는 위기에 빠져 있던 성동조선해양의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성동조선해양 최고경영자 시절에도 잡념을 없애기 위해 산에 올랐습니다. 임직원들과 경남 통영 벽방산을 함께 오르며 결의를 다지기도 했죠.”

하 사장이 KAI로 돌아오는 데는 채 2년이 걸리지 않았다. 그동안의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KAI 출신 가운데는 처음으로 2013년 KAI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그가 꼽는 등산의 또 다른 장점은 등산을 하면서 경영 구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 사장은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나 결정한 일을 추진할 때 산을 찾아 생각을 정리한다.

그는 “KAI가 제 궤도에 올라 2030년에 매출 20조원을 달성하면 순수 항공기 제조업체로는 세계 5위 업체로 거듭나게 된다”며 “회사와 후배들을 위해 미국의 고등훈련기(T-X) 도입사업 수주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 끝까지 玲굼?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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