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 35억·불상 20억 …고미술에 '뭉칫돈'

입력 2016-03-28 18:21  

문화 현장 생생 리포트 - 봄바람 부는 고미술시장

서울옥션 이달 낙찰률 84.5%…K옥션도 78%로 상승
박물관·중산층 등 '사자 행진'…근 20년 만에 '훈풍'



[ 김경갑 기자 ]
“18억원부터 시작하겠습니다. 19억원 나왔습니다. 20억5000만원 없습니까? (중략) 더 없습니까? 20억원에 낙찰하겠습니다.”

지난 16일 열린 서울옥 션의 봄철 경매장. 서울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151호인 고려시대 불상 ‘철조석가여래좌상’이 20억원에 낙찰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최근 불교 문화재를 비롯해 조상의 멋과 지혜가 담긴 고서화와 도자기 등 최고급 고(古)미술품이 경매시장에서 잇달아 고가에 낙찰되면서 일반인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신(新)고가 쏟아지는 고미술 시장

이달 들어 서울옥션을 비롯해 아이옥션, K옥션이 벌인 경매에서 고미술부문 평균 낙찰률이 79.7%까지 오르며 1998년 경매를 시작한 뒤 최고치를 찍었다. 서울옥션은 고미술품 97점 중 82점을 팔아 낙찰총액 38억7200만원, 낙찰률 84.5%를 기록했다. 아이옥션 경매에서도 출품작 낙찰률이 도자기 82.8%, 고서화 85.1%를 유지했다. K옥션의 고미술 낙찰률도 모처럼 80%에 육박했다. 청자 백자 분청사기 등 도자기와 옛 서화, 근대 한국화 등의 가격이 1997년 외환위기 이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저가 매물이 쏟아져나오면서 수익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서화 도자기 민속품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신기록도 쏟아지고 있다. 작년 12월 서울옥션 경매에 나온 보물 제1210호인 불화 ‘청량산괘불탱(淸凉山掛佛幀)’은 35억2000만원에 거래돼 국내 고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2012년 9월 K옥션 경매에서 34억원에 낙찰된 보물 585호 ‘퇴우이선생진적첩’의 고서화부문 경매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2011년까지만 해도 30억원 이상에 낙찰된 고미술품이 한 점도 없던 것에 비하면 좋은 품질의 고미술품이 시장에서 팔리기 시작한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1~2년 사이 억대 작품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조선시대 불화 ‘의겸등필수월관음도(義謙等筆水月觀音圖)’가 18억원에 낙찰된 데 이어 18세기 후반의 ‘백자대호’(17억8000만원), ‘철화백자운룡문호’(16억2000만원), 추사 김정희의 난초 그림 ‘시우란’(示佑蘭·10억4000만원), 김홍도의 수묵담채화 ‘선고지과도’(仙姑持果圖·3억500만원), 허주 이징의 ‘백응박압도’(白鷹搏鴨圖·3억1000만원)와 긍재 김득신의 ‘종리선인도’(鍾離仙人圖·2억7500만원) 등이 억대 낙찰가 대열에 합류했다.

○근·현대미술품 가격보다 낮아

고미술품의 ‘최고가 행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가격 추세는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천경자 등 근·현대 작가 그림값보다 여전히 낮다. 단색화 등 근·현대미술품 가격이 국제시장에서 ‘미술한류’를 조성하며 꾸준히 상승하는 것과는 판이하다. 문화재는 해외 유통이 금지된 데다 전시 등을 위해 국외로 반출할 때도 문화재청 허가를 받도록 해 국제적으로 알려질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문화재보호법 제39조는 전시 등을 위해 제작·형성된 지 50년 이상 지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정문화재를 해외로 내보내려면 일일이 정부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국제 유통시장에서 한국 고미술품은 자연히 ‘왕따’가 될 수밖에 없다. 해외 소장가들도 국내 경매시장 참가를 꺼리고 있다. 그만큼 시장이 작을 수밖에 없다.

김종춘 한국고미술협회장은 “국보·보물급의 해외 유출은 규제해야 하지만 그보다 수준이 낮은 고미술품까지 함께 규제해 유통시장이 중국 일본처럼 활력을 찾는 데 한계가 있다”며 “규제를 어느 정도 풀어줘야 시장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전망은 당분간 ‘쾌청’

이 같은 규제에도 특색 있는 도자기, 고서화, 글씨를 중심으로 매매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수준 높은 작품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많은 데다 박물관, 기업 미술관, 중산층을 중심으로 고미술품 수집 심리가 확산하면서 ‘안도 랠리’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일본 중국 등 해외 고미술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점도 이 같은 판단에 힘을 싣고 있다.

공찬규 아이옥션 대표는 “고미술품 매물이 줄어들어 시세가 상승하는 한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박물관과 기업을 중심으로 고미술품 선호 심리가 확산하면서 일반투자자도 고미술품 컬렉션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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