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절벽' 몰린 조선사…대우·삼성도 감원 불가피

입력 2016-04-21 17:41  

삼성중공업·대우조선, 수주 실적 '0'…하반기 대규모 구조조정 예고
현대중공업, 올들어 수주 70% 급감
"냉엄한 현실 부정하지 말라" 권오갑 사장, 노조에 호소
부서 500개서 400개로 축소



[ 도병욱 기자 ] 현대중공업이 2차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월 1차 구조조정을 시행해 1300명가량의 인력을 줄인 뒤 6월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중단한다”고 선언한 지 약 10개월 만이다. ‘수주절벽’이라는 예상 밖 악재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6억달러(약 6800억원)어치 선박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0% 줄어들었다.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일감은 1년 만에 551억달러에서 429억달러 규모로 줄었다.


생산직까지 감원…절박한 현대重

현대중공업이 계획하고 있는 3000명 수준의 감원에는 생산직도 포함될 예정이다. 1차 구조조정은 사무직과 일부 계약직이 대상이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생산직 가운데 기장(과장급) 이상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선업계 구조조정에 생산직이 포함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그만큼 현대중공업이 절박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구조조정은 희망퇴직을 받은 뒤 신청 인원이 부족하면 권고사직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직 축소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내 500여개 부서를 400여개 정도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업무가 중복되는 부서를 통폐합하거나 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일부 수익성이 나쁜 사업을 정리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일근무와 연장근무도 폐지할 예정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정규 근무시간(오전 8시~오후 5시) 이후 매일 한 시간씩 하던 고정 연장근무도 없앨 계획이다. 고정 연장근무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시절부터 있던 회사의 전통 중 하나다. 이 때문에 폐지에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지만, 고정 연장근무로 지출하는 비용이라도 줄여야 회사의 생존이 가능하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상암동에 있는 해양플랜트 설계 인력의 근무지는 울산 본사로 옮긴다. 임차료 부담을 줄이자는 차원에서다.

현대중공업은 임원 수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매년 한 차례 하고 있는 임원 평가 및 인사를 두 차례로 늘려 이들의 경영 성과를 자주 점검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21일 백형록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를 만난 자리에서 “수주절벽에 따라 일감이 부족한 냉엄한 현실을 부인하지 말아야 한다”며 “노조도 이제 오로지 회사의 생존을 위한다는 생각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울산의 눈물’ 시작됐다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작하면 울산 지역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퓔?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직원들의 일감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울산에서 조선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7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울산 전체 인구는 약 120만명이다.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 주민의 80%는 직간접적으로 조선산업과 연관이 있다는 게 울산시 설명이다.

유럽 조선산업 몰락의 상징인 ‘말뫼의 눈물’이 ‘울산의 눈물’로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말뫼의 눈물은 현대중공업이 2002년 스웨덴 코쿰스 조선소에서 단돈 1달러에 사들인 대형 크레인의 별명이다. 스웨덴 말뫼에 본사를 뒀던 코쿰스는 한때 세계 조선시장을 선도했지만 한국 업체의 약진에 밀려 문을 닫았다. 대형 크레인은 방치되다 현대중공업에 매각됐다. 스웨덴 국영방송은 크레인이 배에 실려 사라지는 모습을 장송곡과 함께 보도하면서 “말뫼가 울었다”고 표현했다. 현재 말뫼의 눈물은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작업장에 있다.

‘울산의 눈물’이 ‘거제의 눈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거제에 있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다른 조선회사도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선박을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대우조선도 선박 수주 실적이 없다. 최근에는 자회사 물량을 가져와 거제 조선소에서 짓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인력을 1만3000명에서 1만명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우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해 10월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하면서 2019년까지 인력 3000명을 줄이라고 주문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대규모 해양플랜트 인도가 마무리되면 3000명 외에 추가 인력 감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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