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X이벤트'를 아십니까

입력 2016-05-10 17:46  

김용태 < 새누리당 국회의원 ytn@na.go.kr >


“우리가 알고 있던 세계는 이제 없어. 같은 세계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야.”

벌써 100년 전, 1차 대전 후 격변하는 세상을 두고 미국의 언론인이자 정치학자 월터 리프먼은 세상의 흐름을 ‘이해하는 방식’부터 ‘대책의 수립’까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오늘 출시된 신제품도 내일이면 시장에서 밀려나는 세상이다. 부모 자식 간이 아니라 형제자매끼리도 쓰는 언어, 노는 문화가 다르다. 사회의 변화가 수십 수백 년 단위가 아니라 불과 몇 년의 차이를 두고 들이닥치는 시대다. 놀랍게도 100년이나 앞서 리프먼이 읽어낸 현상과 이를 극복하려는 사고가 2016년의 대한민국 현실에 그대로 들어맞고 있다.

작년 4월에 국무총리실 산하 26개 국책연구기관과 각자의 분야에서 연구 중인 국가의 전략적 당면과제를 토의했다. 이 중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이른바 ‘X이벤트’를 연구하고 있었다. X이벤트란 발생 가능성이 아주 희박하고 예측이 안 되지만 한 번 발생하면 파괴력과 영향력이 엄청나게 큰 사건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한반도 지진, 원전사고, 전면적인 인터넷 단절, 신규 전염병 등 X이벤트에 매우 취약하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2014년 기준 국가 연구개발(R&D)과제 5만3493건 중 X이벤트 관련 연구는 170건으로 전체의 0.32%에 불과했다. 연구 예산도 513억원으로 전체 예산 17조6395억원의 0.29%에 그쳤다.

26개 국책연구기관은 ‘앞으로 무엇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구조적인 저성장 시대의 문제(산업연구원), 인공지능과 바이오 등 신산업 주도의 첨단경제 준비(정보통신정책연구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등 많은 의제가 정부와 민간 영역 모두 접근전략의 근본적인 변화를 필요로 하는 것들이다.

우리에게는 바로 지금 전혀 새로운 나침반과 지도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핵심 싱크탱크라고 할 수 있는 국책연구기관들은 이 새로운 나침반과 지도를 찾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행정부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20대 국회는 새로운 리더십을 갖고 정부와 연구기관들의 노력을 뒷받침하고 이끌어줘야 한다. 참으로 엄중하고 두렵지만 국회가 반드시 해내야 할 역할이다.

김용태 < 새누리당 국회의원 ytn@na.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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