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위치 기밀이라면서 홈페이지에 구글 위성 지도 걸어놓은 육군훈련소

입력 2016-05-19 11:26  



(이호기 IT과학부 기자) 육군훈련소가 군 기밀로 분류돼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 부대 내부의 위성 지도를 홈페이지에 버젓이 걸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지도는 구글이 국내에서 서비스할 수 없도록 정부 스스로가 불허했던 내용이다.

1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육군훈련소는 자체 홈페이지 내 ‘찾아오시는 길’(http://www.katc.mil.kr/katc/guide/map_g.jsp : 편집주 주. 현재는 페이지가 열리지 않음)에서 구글의 위성 지도를 링크했다. 이를 클릭하면 위성에서 촬영한 부대 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구체적인 건물 배치와 공터, 주변 지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국내 지도 정보를 해외로 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현행 공간정보법에 따라 구글의 위성 지도 서비스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것과 상충된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구글은 국내에서는 해상도를 크게 낮춘 위성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 측은 구글이 국내는 물론 해외 서비스에 대해서도 청와대, 군부대 등 보안 시설을 가려주는 조건으로 지도 정보의 해외 반출을 승인해주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구글 측은 글로벌 경쟁사와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이를 거부하고 있다.

네이버 다음 등 국내 포털사는 정?방침에 따라 보안 시설에 대해서는 숲이나 논밭, 단순 음영 등으로 처리하고 있다. 실제 네이버 위성 지도에서 육군훈련소를 검색하면 부대 내부가 일반 논밭처럼 꾸며져 있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간정보법의 관할 부처가 국토교통부인 만큼 국방부와 제대로 업무 협조가 안됐을 것”이라며 “군 부대조차 구글 위성 지도에 대해 특별히 보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 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위성 지도에서 청와대 군부대 등 내부 전경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이용자에게만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규제를 해 봤자 무슨 실익이 있겠느냐”고 했다.

이같은 규제는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각종 앱을 제작해 해외로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에도 적잖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수출용 소나타에 구글 지도 기반의 차량용 소프트웨어인 ‘안드로이드 오토’를 장착해 30여개국에 선보였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서비스를 하지 못하고 있다. 숙박공유 서비스인 코자자나 주차정보 앱인 모두의주차장 등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도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구글 지도를 쓰고 있지만 길찾기 등 핵심 기능이 안돼 속만 태우고 있다. (끝) /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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