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추미애 그리고 친노(친노무현)와의 질긴 인연

입력 2016-06-30 08:19  



(손성태 정치부 기자) 1995년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정계에 입문한 추미애 의원은 5선의 중견정치인이다. 서울 수도권출신 최초의 ‘5선 여성의원’이란 타이틀은 추 의원의 자긍심이기도 하다.

15대에 ‘뱃지'를 단 추 의원은 17대에 ‘딱' 한번 낙선했다.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까지 지냈던 추 의원은 2004년 17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18대에 다시 복귀했지만 ‘대통령 탄핵’사건은 추 의원 개인에게 정치적 시련을 안겨줬을 뿐만 아니라 야당 지지자들에게 적극적 해명을 해야만 하는 정치적 컴플렉스이기도 하다. 추 의원은 오는 8월 27일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내 주류인 친노(친노무현)계에 구애를 해야 하는 당권주자로서 ‘탄핵주도자'란 꼬리표는 큰 짐이다.

추 의원은 최근 기자를 만나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그저 그런 해명이려니 하고 들었던 추 의원의 얘기에 귀가 번쩍 뜨였다.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추 의원의 육성 증언이다.

“소속의원들이 모두 탈당하고 당은 풍전등화의 상황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을 찍으면 한나라당을 찍는 것과 똑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모두 뿔따구가 난 상태였다. 하지만, 판사출신인 나는 탄핵이 가능하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선배 의원들을 만류해도 ’그런말 할려면 열린우리당으로 가라’는 면박만 들었다. 그렇다고 조순형 의원 등 강경론자들도 탄핵이 실제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이 분위기를 바꾼 분이 바로 김종인 대표였다.”

탄핵을 논의하던 당 최고위원회의에 김 대표가 외부 인사로 참여했다고 한다. 추 의원은 김 대표가 어떤 경위로 최고위에 참석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당 위기상황에서 외부 명망가인 김 대표를 누군가 추천했을 것으로 짐작했다.

“탄핵법 발의를 놓고 갑론을박했던 회의 분위기를 김 대표가 순식간에 바꿔놨다. 김 대표는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현직 대통령의 선거개입 발언이 탄핵사유가 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윤영철 헌법재판소장과 인척관계인 김 대표의 발언의 영향력은 컸다. 더 이상 반대의견을 내놓을수가 없었다"

윤 전 헌법재판소장은 김 대표의 할아버지인 가인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손자사위이다. 김 대표에겐 사촌누나의 남편이었던 셈이다. 새천년민주당은 탄핵역풍으로 의석 9석을 확보하면서 참패했다. 조순형 추미애 의원등도 여론의 타깃이 돼 낙선했다. 아이러니컬하게 김 대표는 새천년민주당의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4선 의원이 됐다.

‘악연'으로 시작한 김 대표와 친노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전략적 제휴’형태로 손을 잡았다. 안철수 의원을 시작으로 소속의원의 연쇄탈당 등으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勞儲适獵?이 해체 위기를 맞자 친노수장인 문재인 당 대표는 김 대표를 삼고초려끝에 영입했다. 총선직전 김 대표가 ‘비례대표 2번’으로 공천한후 당내 반발을 샀지만, 문 전 대표는 “충분한 자격이 있다"며 분란을 잠재우기도 했다. 김 대표는 11~12대,14대,17대에 이어 20대까지 비례대표만으로 5선의원이 됐다. 김 대표와 친노, 문재인 전 대표와의 질긴 인연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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