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미디어 뉴스룸-MONEY] 사후 70년간 보장되는 저작권…불후의 명곡, 불화의 서곡

입력 2016-07-01 18:25  

지식재산권 상속 문제 급증
김광석 저작권료 가치 90억
유족간의 갈등 단초 제공



[ 한용섭 기자 ] 지식재산에 대한 개념이 보편화하면서 저작권, 상표권 등 무체재산(無體財産)의 상속 문제가 뜨거운 관심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에도 매년 저작권 수익만 수억원을 벌어들이는 사람이 늘고 있어서다.

음원의 저작권료 징수 관련 위탁을 맡고 있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따르면 작곡가 수입이 공개된 마지막 해인 2013년 박진영(13억1000만원), 조영수(9억7385만원), 테디(9억467만원), 유영진(8억3648만원), 지드래곤(7억9632만원) 등이 억대의 저작권 수입을 올렸다. 올해 2월부터 음원의 스트리밍과 다운로드에 대한 저작권료가 17~91% 인상된 점을 감안하면 이들을 비롯해 상당수의 창작자가 10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저작권 수입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원로 음악인 중에서는 2010년 별세한 작곡가 고(故) 박춘석이 생전에 ‘비 내리는 호남선’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가슴 아프게’ 등 1100여곡에 대한 저작권을 보유했다. 2012년에 작고한 작사가 고 반야월이 ‘불효자는 웁니다’ ‘소양강 처녀’ ‘단장의 미아리 고개’ 등 5000여곡의 저작권을 남겨 이들의 상속인이 매년 1억원가량의 저작권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은 피상속인(저작권자)의 사후 70년 동안 보장된다.

김수교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저작권의 범위는 아주 광범위해 일반적으로 아는 음악이나 미술, 건축 등을 넘어 창작성이 인정되고 자신의 사상이나 감정이 표현돼 있다면 저작권 요건을 갖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전화번호를 알파벳 순서로 단순히 나열하거나 보험료 청구를 위한 업무상 포맷 등을 놓고도 저작권 소송이 벌어지기도 했다. 블로그 등 인터넷에 올린 글이나 음식 레시피 등도 개인적인 창작성이 가미됐다면 저작권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다만 재판 절차 중에서의 복제, 공공 저작물의 자유 이용, 학교 교육 목적 등 이용, 시사보도를 위한 이용,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공연이나 방송,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 등은 저작재산권이 제한된다.

저작권료 규모가 수십억원대로 커지면서 이를 둘러싼 상속인 간 갈등도 표면화되고 있다. 전문가들로부터 90억원대 저작권료 가치를 인정받은 가수 김광석의 노래도 유족 간 갈등에 단초를 제공했다. 1996년 1월 세상을 떠난 김광석은 생전에 ‘다시 부르기Ⅰ’ ‘다시 부르기Ⅱ’ ‘김광석 3번째 노래 모음’ ‘김광석 네 번째’ 등 4개 음반을 그의 부친 이름으로 음반사와 계약하고 음반을 제작했는? 부친이 세상을 떠나면 그 권리를 양도하기로 김광석의 부인과 합의했음에도 이를 김광석의 모친과 형에게 증여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

상속세 신고 시 상표권 가액을 별도로 산정하지 않아 세금 폭탄을 맞은 경우도 있다. 2010년 별세한 패션디자이너 앙드레김(본명 김복남·사진)의 상속인들이 ‘앙드레김’ 상표권에 대한 가치를 대수롭지 않게 봤다가 ‘큰코다친 것’이다. 앙드레김의 아들은 155억600만원의 상속재산을 물려받았다며 상속세 41억6100만원을 신고했는데 세무당국은 특허청에 등록된 ‘앙드레김’ 상표권이 사전증여됐다고 봤다.

저작권 등의 관리를 위해 신탁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저작권 등 무체재산권을 저작권 신탁업을 하는 전문 기관에 신탁해 관리하면 피상속인 생전에는 저작권 수익 관리를, 사후에는 상속인들이 저작권의 가치를 판단해 상속세 등을 내거나 저작권료 등 수입을 관리받을 수 있다.

한용섭 한경머니 기자 poem197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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