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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X그룹 양규모 회장이 장남에 그룹 지주회사 KPX홀딩스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주식 대물림’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양 회장의 차남은 KPX그룹에서 독립하기 위해 계열사인 KPX그린케미칼 지분을 늘려가고 있다.
KPX그룹은 1985년 공중분해된 ‘비운의 기업’ 국제그룹이 모태다. 고(故)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 동생인 양규모 회장이 국제그룹에서 분리된 진양화학을 토대로 바이오·부동산 등으로 회사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KPX홀딩스를 중심으로 KPX케미칼 KPX그린케미칼 진양홀딩스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양준영 부회장, KPX홀딩스 경영권 쥐나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양 회장은 올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KPX홀딩스 보유 주식 2만1083주(지분율 0.5%)를 관계회사인 ㈜삼락상사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양 회장의 KPX홀딩스 보유지분은 20.6%에서 19.88%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삼락상사가 보유한 KPX홀딩 ?지분은 4.99%에서 5.49%로 늘었다. 삼락상사는 양 회장의 장남 양준영 KPX홀딩스 대표이사(부회장)가 대주주(지분율 88%)로 있는 부동산회사다.
양 부회장은 작년부터 부친인 양 회장에게서 KPX홀딩스 지분을 직접 사들이거나 삼락상사를 통해 매입했다. 그가 현재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KPX홀딩스 지분은 2014년말 11.6%에서 현재 13.1%로 불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양 회장이 KPX그룹 경영권을 양 부회장에게 넘기는 수순으로 보고 있다. 양 부회장의 삼락상사가 양 부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매입하는 형태로 경영권 승계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양 부회장→삼락상사→KPX홀딩스→KPX계열사’로 뻗어가는 지배구조를 갖출 전망이다.
◆양준화 부사장, KPX그린케미칼 통해 독립하나
차남인 양준화 KPX그린케미칼 대표이사(사장)는 KPX홀딩스 계열사인 KPX그린케미칼의 경영권을 확보해 KPX그룹에서 계열분리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KPX홀딩스는 올 들어 지난 4월15일까지 KPX그린케미칼 보유 주식 17만8244주(지분율 0.89%)를 관악상사와 건덕상사에 처분했다.
관악상사와 건덕상사는 양 사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회사다. 양 사장이 직접 혹은 개인회사를 통해 보유한 KPX그린케미칼 지분은 2014년말 33.33%에서 현재 35.95%로 불었다.
앞으로 ‘양준화 사장→관악상사·건덕상사→KPX그린케미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양규모 회장이 진양화학만 들고 형이 이끄는 국제그룹에서 독립했던 것처럼 양 사장도 KPX그린케미칼의 경영권을 확보해 KPX그룹과 결별할 것이란 분 ??힘이 실린다.
◆승계 비용, 일감몰아주기로 해결?
양준영 부회장과 양준화 사장은 개인회사를 통해 경영기반을 확장하고 있다. 이들의 개인회사는 KPX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매출의 상당수를 올리고 있다. 이렇게 실적을 끌어올리면서 KPX홀딩스 등의 지분 매입대금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양준영 부회장이 보유한 삼락상사는 KPX 계열사인 진양산업을 통해 작년에만 7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 매출 비중의 95.68%에 달하는 규모다. 삼락상사는 계열사 일감으로 성장했고 작년말 기준으로 243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았다. 양준화 사장도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다. 그의 경영기반인 관악상사·건덕상사도 KPX그룹 계열사 일감을 바탕으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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